[CAR/이진석 기자의 Car in the Film]F1의 전설 ‘세나’, 스크린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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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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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 F1의 신화


자동차경주의 정점, 포뮬러원(F1)은 가혹한 스포츠입니다. ‘운전이 무슨 스포츠냐’는 비아냥거림은 잠깐 멈춰주세요. F1 결선은 최고 시속 320km로 100분 가까이를 달립니다. 드라이버는 몸무게의 5배에 달하는 중력가속도를 버텨내야 합니다. 머신 안의 온도는 50도를 웃돕니다. 드라이버는 한 경기에 약 4L의 땀을 흘리고 몸무게는 4kg 이상 줄어듭니다.

이러한 극한의 조건에서 사고를 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매년 세계를 돌며 20회씩 열리는 F1 그랑프리 경기에서 충돌사고가 없는 경기는 찾기 힘듭니다. 올해로 62년째인 F1의 역사에서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아마 1994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발생한 ‘브라질의 영웅’ 아일톤 세나(1960∼1994)의 사망사고일 겁니다.

모터스포츠의 불모지였던 브라질에서 태어난 세나는 친누나가 마련해 준 카트로 레이싱에 입문합니다. 이후 가능성을 인정받아 영국으로 건너간 뒤 F3과 GP를 거쳐 F1 드라이버가 됩니다. 우천 경기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 ‘레인마스터(Rainmaster)’라는 별명을 얻죠.

1984년 약체인 톨맨에서 F1 경력을 시작한 그는 성능이 떨어지는 머신의 한계를 본능적인 실력으로 극복하며 두각을 나타냅니다. 이후 로터스를 거쳐 1988년 명문팀 맥라렌에 입단해 그해 월드챔피언을 차지합니다. 훌륭한 매너와 유머감각, 아이처럼 순수한 레이싱에 대한 열정은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았습니다.

“트랙 위에서 순수하게 경주에 집중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던 그는 결국 트랙 위에서 짧은 생애를 마감합니다. 세계로 생중계된 그의 사고 장면은 F1 팬을 비탄에 잠기게 했습니다.

세나의 사망 후 18년이 지났습니다. 기자는 14일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보며 한 선수를 주목했습니다. 윌리엄스팀의 브루노 세나(29·브라질)는 바로 그 아일톤 세나의 친조카입니다. 아직 성장하는 젊은 선수이지만 언젠가는 ‘세나’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포디움에 올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전설의 드라이버를 좀 더 알고 싶으신가요? 지난해 국내 개봉한 영화 ‘세나: F1의 신화’를 추천합니다. 영화를 본 당신의 마음속에도 레이싱을 향한 열정이 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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