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는 1차만… 그래도 소장님이 부르면 달려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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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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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외국인 직원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열려

삼성중공업이 개최한 ‘제1회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참가자들이 양팔로 하트를 그리며 미소 짓고 있다. 이 회사는 800명에 이르는 외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들이 서로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이 대회를 열었다.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개최한 ‘제1회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참가자들이 양팔로 하트를 그리며 미소 짓고 있다. 이 회사는 800명에 이르는 외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들이 서로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이 대회를 열었다. 삼성중공업 제공
“한 가지 술로 1차만 하고 오후 9시 전에 끝나는 우리 회사의 음주문화는 좋아요. 하지만 조선소장님이 저를 술자리에 부르시면 늦게라도 달려가겠습니다.”

19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제1회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장. 인도에서 온 라제시 라티산 책임연구원의 농담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협력회사 직원을 포함해 사내에 20여 개국에서 모인 외국인 800명이 어울려 일하는 삼성중공업은 올해 처음 외국인 직원들이 한국어로 ‘속풀이’를 할 수 있는 소통 마당을 마련했다. 인도와 일본 필리핀 스리랑카 등 각국에서 모인 직원들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0여 년간 한국과 삼성중공업에서 느낀 점을 유창한 한국어로 풀어냈다. 일부는 경상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화공시스템연구파트에서 일하는 일본인 스에다케 요시히로(末竹義弘) 상무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대한 느낌을 털어놨다. 그는 “한국이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게 한 속도의 문화가 삼성중공업에도 있어서 사업을 전개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그만큼 업무를 마쳐야 하는 시간이 촉박해 고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산 시내버스는 매번 정류장에 정차하면서도 저의 승용차보다 항상 앞서 간다”고 말한 대목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낯선 외국 땅에서 일하는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준 한국인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직원도 있었다. 인도 출신의 날라두라이 아리바자간 과장은 “신입사원일 때 실수를 했는데 선배들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 저를 감싸주던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상은 삼성중공업의 철저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한 스리랑카 출신의 위크라마 데릭 위젠드라나 사원에게 돌아갔다. 회사 측은 한국인과 외국인 직원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 같은 행사를 자주 마련할 계획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삼성중공업#외국인 사원#말하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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