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부산파라다이스 인수… 면세점 빅2 롯데-신라 긴장

  • Array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931억원에 지분 81% 매입

신세계그룹이 숙원사업이던 면세점에 뛰어들었다. 롯데와 신라가 양분하던 면세점 시장에 ‘유통 공룡’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면세점 ‘3강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5일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파라다이스면세점과 이 회사의 지분 81%를 931억5000만 원에 인수하는 주식 양수 및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및 프리미엄 아웃렛과 연계해 부산을 아시아 최대 쇼핑 허브로 키우겠다”며 “파라다이스면세점 직원들의 노력을 감안해 100% 고용 승계하고, 면세점 이름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라다이스호텔 관계자는 “면세점 규모가 작아 고민이었는데 매각을 계기로 카지노와 호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신세계가 처음 면세사업에 진출하기 때문에 협조할 것이 많고, 서로 ‘윈윈’하자는 취지에서 지분 19%는 갖고 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매장 면적 6921m²로 부산지역 면세점 중에서 가장 크지만 매출은 1450억 원으로 롯데면세점 부산점의 2200억 원에 한참 못 미친다. 롯데면세점은 부산점과 김해공항점을 포함해 3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부산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려다 손을 뗀 호텔신라는 부산에 진출하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롯데가 사실상 독점하던 부산 면세점 시장에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건전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한류 열풍을 감안해 현재 6.8% 수준인 국산 브랜드 비중을 크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부산’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번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를 시작으로 면세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05년 신세계 센텀시티 개발 계획을 발표할 때 단계적으로 면세사업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방한해 정 부회장을 면담했을 때 면세점사업 진출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시장점유율 약 2.7%로 업계 7위에 머물러 있다. 면세점업계에선 신세계가 유통 파워를 활용해 부산 점포를 키우며 향후 인천공항 내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워커힐면세점에 인수 제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할 정도로 신세계에 면세점사업이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다”며 “서울이나 공항 진출에 성공하면 기존의 양강 구도가 깨지고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신세계#인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