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카드결제… 쿠폰… 멤버십… 모든 혜택이 모바일 속으로

  • 동아일보

지갑과 신용카드의 결합



“국밥집 모듬수육을 주문했는데 진짜 너무했다. 수돗물냄새가 나더니 심지어 고기는 말라있었다.”

“바닷가도 보이고 스무디 맛도 좋은데 직원이 불친절하네요. 진동벨 울려놓고 가지러가니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고 있고.”

롯데카드의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에 나온 식당 평가 내용이다. 롯데카드 고객이 실제로 가맹점을 이용해야 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가 난데없이 음식점 리뷰 제공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제2의 분신’으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내장해 스마트폰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고 여기에 쿠폰 등을 발급하면 카드 이용실적도 늘릴 수 있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으면 금상첨화다.

신용카드사들이 마케팅 플랫폼인 모바일시장 선점에 나섰다. 카드업계는 모바일 시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신용카드는 놔두고 모바일 카드 하나만으로도 결제기능이 가능해질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 한국판 자갓을 꿈꾸는 카드사들

카드사들은 신뢰도가 높은 식당 리뷰인 ‘한국판 자갓(Zagat)’을 꿈꾸고 있다. 자갓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평가해 신뢰도 있는 식당 리뷰로 유명하다.

롯데카드는 고객이 앱에 식당 평가를 남기면 롯데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양질의 평가를 유도한다. 또 이 앱으로 롯데 계열사의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쿠폰 등을 주고 있다. 일단 이용자들을 많이 끌어모은 뒤 카드 매출이나 계열사 매출을 올리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또 이 정보는 가맹점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객들이 만들어낸 신뢰도 높은 정성적인 평가는 가맹점 수수료를 매기는 근거도 되는 셈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이 앱에 특화된 카드인 ‘롯데 스마트 컨슈머 카드’를 내놓았다. 카드 이용자가 가맹점을 이용한 뒤 평가 후기를 남기면 이용금액에 따라 롯데 포인트를 최대 3만 포인트까지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혜택이 많은 가맹점과 연령별 및 성별 인기 가맹점 등 회원의 라이프스타일별로 가맹점을 분류해 추천을 해준다.

신한카드도 모바일카드와 멤버십, 쿠폰을 한 데 모은 신한 스마트 월릿(smart wallet)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 좋아요‘는 모든 고객이 자주 이용한 가맹점을 평가하고 평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 모바일지갑=신용카드+쿠폰+멤버십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내려 받은 뒤 결제를 하고 스마트폰에 각종 쿠폰을 넣고 다녀 필요할 때 할인을 받는 ‘모바일 지갑’도 대표적인 사례다. 신용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 이용자들에게 카드대금 할인 등의 혜택을 주면서 모바일 카드 이용을 유도한다.

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 이용 실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준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카드로 결제하면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월 5만 원까지 할인해준다. 여기에 신한카드가 지정한 가맹점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패밀리마트, 스타벅스, GS25 등에서 사용하면 최고 8만 원을 할인해준다. 특히 신세대 고객일수록 모바일 카드에 친숙하다는 점을 감안해 전월 이용실적에 관계없이 이용금액의 2%를 깎아준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유심(USIM) 모바일 카드(안드로이드폰용)’와 ‘KB국민 아이폰 케이스 모바일 카드(아이폰용)’는 패밀리 마트나 SK주유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신용카드 보유자가 모바일 카드를 이용하려면 카드사에 모바일 카드를 신청하고 휴대전화에 카드를 내려받으면 된다. 휴대전화 USIM 칩에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단 일부 휴대전화는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휴대전화가 모바일 카드 가능 대상 기종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 카드사의 강력 마케팅 플랫폼

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 이용을 유도해 관계사 등의 매출도 함께 올리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롯데카드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USIM칩에 롯데카드와 롯데멤버스카드, 롯데상품권 카드를 무선으로 내려 받아 제휴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롯데 계열 회사에서 모든 포인트를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각종 쿠폰을 발급해 모바일 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모바일카드로 결제하면 11%(월 최대 1만1000원), SK텔레콤의 소셜커머스 ’초콜릿‘에서는 60%(월 최대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하나SK카드의 지분을 보유한 SK그룹 계열사들의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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