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 버블세븐 지역 집값하락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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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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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수도권 2% 내릴듯

강남 재건축과 일명 ‘버블세븐’ 지역이 집값 급락의 양대 축으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까지 하락했고 버블세븐 지역은 아파트 10채 중 3채 이상이 지난 6년 동안 20%를 웃도는 가격 하락을 보였다. 2006년 5억 원짜리 아파트가 지금은 4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집값 폭등을 이끌었던 재건축 기대감과 고가 아파트 투자수요가 경기 침체 탓에 오히려 가격 하락폭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은 최근 5년 동안 가격이 가장 낮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고꾸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의 대표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50.63m²(공급면적)는 2006년 11억 원을 웃돌았으나 2008년 12월 7억6500만 원까지 급락했다. 지금은 당시보다 4000만 원 더 내려 7억2500만 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101.7m²는 2007년 10억 원을 호가했으나 2008년 말 8억 원에 이어 지금도 8억2500만 원 선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2006년 집값이 폭등했다며 지목한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분당, 용인, 평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도 집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15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57만4781채의 3.3m²당 평균 가격은 2006년 2251만 원에서 올해 1916만 원으로 6년 새 14.8% 하락했다. 조사 대상의 35%인 20만1311채는 가격이 20%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2.3%, 수도권은 3.3% 내렸다.

지역별로는 용인시가 평균 21.9% 하락해 가장 많이 내렸고 분당(―20.3%), 송파(―18.1%), 양천(―16.5%) 등이 뒤를 이었다. 분당은 3.3m²당 평균가격이 현재 1597만 원으로 버블세븐 지정 전(1600만 원)보다 낮다.

하반기에도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5일 ‘2012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보고서를 내고 하반기 수도권 주택가격이 2%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주택의 매매시가총액을 1316조 원(부동산써브 3월 조사 기준)으로 잡았을 때 26조 원가량이 추가 증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지난해 0.5% 떨어진 데 이어 올 상반기(1∼6월) 1.1% 하락했다.

비관론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현재 부동산 경기침체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어려움, 가계부채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외부 환경이 달라지면 ‘반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은 상태”라며 “부동산 정책이 달라지거나 경기가 살아나면 빠르게 매수세가 유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강남#재건축#버블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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