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이 동반되면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높다는 점이 하반기 시장을 기대하게 한다.
주택 시장의 몰락과 달리 토지 시장은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직후 급락한 뒤 꾸준한 회복세를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내에서 장기 가치 투자의 대표 시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30대 선도프로젝트, 5+2 광역경제권,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그린벨트 해제, 겨울올림픽 유치에 따른 개발 기대감 등은 토지시장의 호재로 꼽힌다. 보금자리주택, 여러 산업단지, 4대강 사업 등에서 40조 원 이상의 보상금이 풀려 이 자금이 다시 토지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러한 호재들이 시장 침체 탓에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12월에 치러질 대선 효과로 인해 인프라 중심의 개발 이슈들이 다시 한 번 부각될 것 같다. 개발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토지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토지시장 변수 외에 사회 경제적 트렌드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우선 1, 2인으로 구성된 소형 가구 수의 급증으로 본격적인 가족 해체 내지 가구 분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1, 2인 가구는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을 웃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1, 2인 가구의 급증과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와 연결되면서 토지 시장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 해체의 주된 원인이 결혼, 유학, 취업, 이혼, 별거 등인데 이에 따라 주거 패턴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 퇴근, 월요일 출근’이 가능한 사람도 늘어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함께 투자 관심도 높아졌다. 토지 시장은 매입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나눠지면서 대체로 가치투자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보유로 인한 시세차익보다는 이용 및 운영 이익에 비중을 두고 투자하는 패턴이 주목받는 셈이다.
새로운 휴양 체험인 오토 캠핑장, 저렴한 공법으로 경쟁력을 갖춘 한옥마을, 조립식 모듈러주택,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렌탈하우스, 콤팩트 주택 등 다양한 토지 또는 ‘토지+주택’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 하반기 토지시장은 정부의 개발사업과 경기부양 호재가 있는 전형적인 투자 시장과 개발 및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가치 투자 시장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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