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삼 대표 “짜고치는 고스톱”… KB금융 참여로 불참 굳힌듯
우리금융 3차 매각 시도… 다시 무산될 가능성 높아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2차 매각 때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새마을금고연합회가 3차 매각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새마을금고가 불참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금융당국이 3번째 도전하는 우리금융 매각 작업은 다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삼 새마을금고연합회 신용·공제사업 대표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를 KB금융지주에 넘겨주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매각 구조라면 우리가 참여해서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단서를 달기는 했으나 예비입찰 마감시점(27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이미 발표한 입찰 조건이나 구조 등을 변경할 가능성은 없어 새마을금고는 사실상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가 인수전 참여 불참 쪽으로 급선회한 이유는 사모펀드들끼리 경쟁하는 구도였던 2차 매각 때와 달리 이번에는 KB금융의 참여가 확실시돼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을 팔고 떠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때문에 사모펀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여전한 분위기에서 금융지주를 제쳐두고 사모펀드에 우리금융을 넘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셈이다.
새마을금고가 인수전 불참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금융 매각 요건 중 유효경쟁 항목이 충족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국가계약법에 있는 ‘국가가 보유한 기업의 지분 매각 때 2곳 이상이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하려면 2곳 이상의 투자자가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더구나 KB금융 외에는 우리금융 매각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드러나지 않아 이번에도 2차 매각 실패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2차 매각 때는 3개 사모펀드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냈으나 새마을금고-MBK파트너스만 예비입찰에 참가해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새마을금고-MBK파트너스를 매각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나머지 한 곳을 더 입찰에 참여하게 해 유효경쟁을 성립시키려 했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구상도 틀어지게 됐다. 김 위원장은 3차 매각 일정을 발표하면서 “2차 매각이 실패하기는 했지만 우리금융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2차 매각 과정에서 ‘관심 있는 투자자’로 떠올랐던 새마을금고가 3차 매각 때는 사실상 관심을 접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서둘러 다른 금융회사를 한 곳 더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어느 금융회사를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게 독려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서 우리금융 매각을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매각작업을 밀어붙이는 만큼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