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분기 74달러까지 떨어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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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이 현재의 증산 수준을 유지한다면 현재 90달러 선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4분기(10∼12월)에 70달러 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대형 에너지 소비업체들과 원자재 거래업체들도 유가의 추가 하락에 베팅을 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레오 드롤러스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 산유량을 유지하면 유가는 4분기에 평균 74달러, 내년 1분기에는 59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의 현재 산유량은 공식 쿼터를 160만 배럴 초과하는 하루 평균 3150만 배럴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월 13일 배럴당 123.51달러로 최근 1년 만에 가장 높게 올랐다가 이달 21일 93.77달러로 24%나 폭락했다. 하지만 OPEC에서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같은 유가 약세가 향후 몇 개월 지속되더라도 현재의 증산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걸프 산유국 및 서방 관계자들에게 밝히고 있다. 재정 여력이 다른 산유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사우디아라비아가 30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린 산유량(일 평균 1000만 배럴)을 그대로 유지하며 유가 하락을 당분간 감내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공급 측면에서 감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가 세계 주요 원유 수요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유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직까지는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미미한 상태”라며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유가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가 하락은 2008년 하반기의 유가 움직임과 비슷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급락세로 반전해 45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와 서방 제재 강화로 타격이 큰 이란은 90달러를 밑도는 지금의 유가가 심각하다면서 재정 유지를 위해 배럴당 115달러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계속 줄어들어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나서면 원유 가격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국제유가#두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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