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유플렉스 2, 3층에 위치한 영캐주얼·스포츠 매장에는 지난 주말인 23일부터 우산 300여 개가 천장에 ‘전시’됐다. 빨간색 노란색 등 원색의 우산 밑으로는 비가 내리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유리구슬까지 달렸다. 이는 이 백화점이 직원, 고객들의 뜻을 모아 마련한 일종의 ‘기우(祈雨) 퍼포먼스’다. 이 같은 인테리어는 104년 만에 찾아온 올여름 가뭄 때문에 기획됐다.》 중동점 유플렉스의 장필규 팀장은 “고객, 판매사원 할 것 없이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인사말처럼 주고받고 있다”며 “특히 신선식품 납품 업체 관계자들이 울상을 짓는 모습을 본 패션 매장 직원들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고 뜻을 모아 이 같은 기획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매장 직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24일부터 장화 우산 비옷 등 비와 관련된 용품을 직접 착용하면서 비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 때문에 매년 이맘때 쯤 잘 팔리는 제품들의 매출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제품의 6월 매출(1∼25일)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0% 신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온이 높을수록 잘 팔리는 튜브형 아이스크림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반면 비가 오는 날, 또는 장마철에 잘 팔리는 콘 제품은 매출 신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대형마트에서는 일조량이 좋아 당도가 높아진 수박과 참외의 인기가 높다. 이마트에 따르면 수박(7∼8kg) 한 개의 가격은 현재 1만3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원가량 싸다.
반면 양파 마늘 대파 감자 등 뿌리에 물이 충분히 공급돼야 잘 자라는 뿌리작물은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올랐다. 대파의 경우 주산지인 경기도 인근과 충청 지역에 가뭄이 지속되며 지난해보다 가격이 최대 160% 넘게 뛰었다. 바지락이 가뭄의 피해를 크게 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 측은 “가뭄으로 인해 민물의 유입량이 줄어들었고 이것이 무기염류의 감소로 이어져 양식 바지락의 폐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백화점에서는 양산과 선글라스 판매가 증가하는 반면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었던 레인부츠와 레인코트의 매출은 부진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제화 브랜드 레인부츠의 올 6월(1∼25일) 매출 신장률이 10%로, 전년 같은 기간 신장률 60%를 크게 밑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장마 기간에 접어들며 판매량이 줄어야 할 수분크림과 미스트 등 보습제품의 매출이 올 5, 6월에는 오히려 15%가량 늘었다.
환경부가 가뭄으로 인해 절수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방침을 발표하자 ‘절수제품’도 홈쇼핑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H몰은 3월 첫선을 보인 ‘소프롱 절수 샤워기’(3만7900원)가 인터넷몰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7월부터 홈쇼핑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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