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싱글족 겨냥 ‘1인 가구’ 시장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가구업계, 편리함-세련미 겸한 제품 봇물

리바트의 온라인 전용가구 브랜드 이즈마인이 선보인 토스트 네츄럴. 옥션 제공
리바트의 온라인 전용가구 브랜드 이즈마인이 선보인 토스트 네츄럴. 옥션 제공
독신 생활 10년차인 김주연 씨(31·회사원)는 최근 전셋집을 재계약하면서 1인용 가죽 소파와 ‘슈퍼 싱글 사이즈’ 침대를 새로 들여놨다. 김 씨는 “어차피 3∼5년은 더 혼자 살 계획이기 때문에 트렌디하고 혼자 쓰기 편한 가구를 마련하는 데 작심하고 큰돈을 썼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결혼 전의 독신생활자들이 전셋집이나 월세방을 고를 때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가구도 잠시 쓰다 버릴 수 있는 값싼 제품이나 중고품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김 씨처럼 독신자 전용 가구 구입에 ‘거금’을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남녀 모두 결혼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유통업체들은 독신 가구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싱글족’을 겨냥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옥션은 20일 오픈마켓 최초로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원룸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 ‘픽앤데코’를 선보였다. 같은 날 가구업체 리바트의 온라인 전용가구 브랜드 이즈마인 역시 독신 전용 가구 브랜드인 ‘토스트 네츄럴’을 내놨다.

이 두 브랜드는 20, 30대 독신과 원룸 거주자들을 위해 49.58m²(약 15평) 이하의 좁은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침대와 소파, 탁자 등 1∼2인용 가구와 침구 등을 싼값에 팔 예정이다. 접이식 1인 좌석의자를 1만 원대에 팔고 아담한 사이즈의 2인용 소파를 8만 원대에 파는 식이다.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콘셉트까지 내세우며 가격과 참살이 키워드에 민감한 싱글족을 끌어들이고 있다.

옥션 측은 “매년 독신용 가구 판매가 30∼50% 늘고 있는데 이는 불황으로 전체적인 침체에 빠진 가구 카테고리 중에서는 보기 드문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리바트 이즈마인 관계자 역시 “정부가 올해부터 전국에 30만 가구의 소형주택을 짓겠다고 발표까지 하자, 가구 관련업계가 서둘러 싱글 전용 브랜드를 내놓으며 ‘싱글족’ 잡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2009년 첫선을 보인 한샘의 1인 가구 브랜드인 ‘샘베딩’과 ‘샘리빙’은 지난해 총 1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약 80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한샘은 이 제품들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1인 가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홈쇼핑에서도 추가로 판매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23.9%에 이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2035년 장래가구추계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4.3%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1인 가구#싱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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