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부자들의 500만 달러(약 58억 원)가 넘는 집 차고를 보면 과거에는 벤츠나 포르셰, BMW 같은 고급차가 세워져 있었지만 요즘은 도요타 ‘프리우스’가 서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세상이 바뀌고 있으며 프리미엄의 기준도 변하고 있다.”
우베 드레아 BMW i브랜드 매니저는 5월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전기차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래 이동수단’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전기차 세미나는 BMW의 첫 양산형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을 선보인 자리였다.
2014년 국내에 출시 예정인 i3와 i8을 소개하기 위해 독일 본사에서 담당 브랜드 매니저는 물론, 전기차 기술 및 디자인 담당자까지 날아와 BMW의 전기차 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미래 이동수단’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독일 본사 전기차 브랜드 BMW ‘i시리즈’ 매니저와 전기차 기술 및 디자인 담당자가 참석해 전기차의 개발배경, 적용된 첨단기술, 디자인 콘셉트를 설명했다.
이미 전 세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BMW가 불투명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드레아 매니저는 “수익성 때문”이라는 의외의 속내를 밝혔다. 그는 “수익을 내려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잘 팔린다고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신차만 내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찾아나서야 브랜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드레아 매니저는 “i브랜드는 먼 미래가 아닌 앞으로 1년 후의 가까운 미래를 타깃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솔루션이라는 개념으로 고안된 브랜드”라며 “기존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M’ 브랜드와 차별화해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BMW는 i브랜드 출시 수년 전부터 도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미래 이동성, 영감을 주는 디자인, 새로운 프리미엄 타깃 등 세 가지 주제를 핵심으로 전기차를 개발한 것.
이번에 선보인 전기차 콘셉트카 가운데 i3는 ‘메가시티 비이클’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도심 공간에서 생활하는 대도시 거주자들을 위해 설계된 순수 전기구동식 자동차다. 이 차량의 최고 속도는 시속 150km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9초에 불과하다. 주행 가능거리는 일상적인 운행 시 130∼160km지만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 주행 가능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i8은 영화 ‘미션임파서블 4’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의 차로 등장해 유명해진 모델이다. 순수 전기의 힘만으로 최대 35km까지 이동하는 공인연료소비효율을 자랑하지만 최고속도는 250km이며 제로백이 4.6초에 불과할 만큼 스포츠카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두 차 모두 배터리는 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공급한다.
i3는 i브랜드의 주력 차종으로 45세 이상의 가족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고객 층을, i8은 본인의 이미지를 감안해 전기차를 구입하는 35∼50세의 스포츠카 고객군을 타깃으로 삼았다.
전기차인 만큼 그린카에 대한 BMW의 고민은 여기저기서 느껴졌다. i3의 경우 무게가 약 1250kg으로, i3와 비슷한 크기의 상용차인 BMW 3시리즈(1500kg)보다 무게가 20% 정도 가볍다. 그만큼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차체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철보다 50% 가볍고 수명도 길다. 차량 좌석은 폐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한 것이어서 친환경적이다.
이날 행사에 함께 참가한 다니엘 스타르케 i브랜드 디자이너는 “앞으로 양산될 i3, i8은 콘셉트카와 80% 이상 동일한 외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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