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NS 인턴채용 실험… 자타 공인 ‘SNS 高手’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페북’ 친구 평균 323명… 비결은 ‘긍정의 힘’

SK텔레콤은 최근 학벌, 학점, 토익점수 등 이른바 ‘스펙’은 전혀 보지 않고, 오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능력만으로 SNS 전문 인턴을 채용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인턴 2명 뽑는데 무려 1100명이 지원서를 냈고 500명이 1차 시험에 통과했다. 500명 안에만 들어도 나름 ‘SNS 고수(高手)’라고 불릴 만한 실력이다.

SK텔레콤 소셜매니저 1차 합격자 5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SNS 고수는 일반인과 무엇이 다른지 살펴봤다. 우선 이들의 페이스북 친구는 평균 323.7명이었다. 미국 페이스북 본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페이스북 평균 친구는 130명. 즉 SK텔레콤 소셜매니저 1차 합격자들은 일반인의 2.5배에 이르는 친구가 있다는 계산이다. 이들 중 페이스북에서 500명 이상을 친구로 둔 지원자는 45명(9.0%)이었고 친구를 1000명 이상씩 둔 지원자도 18명(3.6%)이었다.

SK텔레콤은 1차 합격자를 페이스북에서 공감을 받은 횟수 중심으로 선발했다. ‘나는 SNS 카피라이터다’라는 주제로 지원자가 자유롭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해당 글을 지지한다는 뜻의 ‘좋아요(like)’ 아이콘을 누른다. 마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에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출연자에게 전화투표를 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렇게 걸러진 500여 명의 메시지 내용을 데이터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봤다. 이른바 SNS 세대에게 먹히는 키워드인 셈이다. 메시지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단어는 20대(173건)였고 이어 청춘(124건), 도전(71건), 꿈(16건), 취업(11건) 순이었다.

SK텔레콤 소셜마케팅팀의 김혜진 매니저는 “20대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들어간 이유는 SNS의 주 사용층이 20대이기 때문”이라면서 “그 외에는 청춘의 아름다움, 도전의 즐거움, 미래에 대한 희망 등을 담은 메시지가 공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메시지(총 377회)는 ‘지금 20대 청춘일 때 경험하지 않으면 결코 겪을 수 없는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를, 함께 하자 친구야, 꿈을 향해’로 20대, 청춘, 꿈을 담고 있다. 이어 ‘유리창 가득 그려도 모자랄 20대 청춘… 때로는 끄적끄적 때로는 컬러풀하게 너의 인생을 그려 봐’는 372회의 공감을 받았다.

SNS 세대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세대라는 것도 다시 확인됐다. 김 매니저는 “이번 SNS 채용에는 50% 이상이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채용원서에 해당하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올렸다”면서 “느낀 대로 감정을 표출하는 SNS 공간의 특성을 닮았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SK텔레콤#SNS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