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 시크릿]파라드, ‘굽없는 운동화’ 수출로 효과 인정… 국내시장 재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기능성 신발 개발 ‘파라드’ 박영설 대표

25년여 동안 굽 없는 기능성 신발을 만들어 수출해온 파라드의 박영설 대표가 새로 디자인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라드는 다음 달 서울 강남지역에 매장을 내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다. 파라드 제공
25년여 동안 굽 없는 기능성 신발을 만들어 수출해온 파라드의 박영설 대표가 새로 디자인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라드는 다음 달 서울 강남지역에 매장을 내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다. 파라드 제공
“평소 신고 다니기만 하면 건강이 좋아지는 신발을 개발했다고 하니 처음엔 아무도 안 믿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신발 마니아들은 인정하는 ‘신발 박사’가 됐습니다.”

굽이 없는 기능성 신발을 만드는 ㈜파라드의 박영설 대표(60)는 우연한 기회에 신발의 세계로 첫발을 디뎠다. 의류 품질검사 일을 하던 1980년대 말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계단을 오르면서 ‘어떻게 하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발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 기능성 신발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신발 전문가를 만나고 공장을 돌아다닌 끝에 굽 없는 운동화를 들고 세상에 나왔다. “이 신발을 신으면 허리가 펴지고 하체 근육이 튼튼해진다”고 열심히 선전했지만 아무도 그를 믿어주지 않았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의 판매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시대를 너무 앞선 탓’이라고 여기고 기능성 신발에 관심이 높은 일본으로의 수출을 결심했다. 그리고 희망을 봤다.

일본에서 그가 만든 신발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과학적으로도 검증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요통, 무릎통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두 달간 그가 만든 신발을 신고 생활하도록 했다. 신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의 하체 근육 변화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일일이 기록했다. 두 달 뒤에 기능성 신발을 신은 실험자들은 복근과 허벅지 근육이 일반 참가자보다 5∼11% 확연히 증가하면서 통증도 점차 사라졌다.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하면서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은 그는 2000년대 초반 다시 국내 시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유사한 제품들이 넘쳐 주목받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단계 회사에 제품을 공급했다가 제때 돈을 받지 못해 부도까지 났다.

현재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화한 신발로 재기 의지를 불태우는 박 대표는 다음 달 서울 강남지역에 매장을 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전부터 제가 만든 신발을 신어온 마니아들이 개별적으로 연락해 주문을 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기능성 신발의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자신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기업#파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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