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80% “혼합 판매도 좋다”

  • 동아일보

지경부 1만3000곳 설문조사
과점 해소로 유가인하 노려

지식경제부가 전국 1만30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지난달 말부터 진행 중인 설문조사에서 현재까지 약 80%의 주유소가 ‘혼합 판매’를 받아들이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 판매는 특정 정유회사의 기름만 팔고 있는 주유소라도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일정 비율 섞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80% 정도의 주유소가 혼합 판매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집계된다”며 “이달 안으로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마치고 이를 바탕으로 정유업계, 주유업계와 혼합 판매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기름값 안정을 위한 한 방편으로 혼합 판매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주유소들의 혼합판매를 전체 물량의 20%까지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정유사의 과점(寡占)으로 유가가 오르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해 올 들어 계속 오르고 있는 기름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과점시장 발언에는 정유사의 전량 구매계약 관행으로 석유 소비시장이 사실상 분리된 현실이 반영돼 있다”며 “석유 혼합 판매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4대 정유업체 간 경쟁이 유발돼 기름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가 폴(무폴)이 아닌 일반 주유소 대부분은 특정 정유사의 기름을 100% 구입하는 약정을 맺고 있다.

정부가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나선 것도 정유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혼합 판매로 주유소들이 가짜 기름을 팔 수 있어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주유소#혼합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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