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기업들이 16조 원이 넘는 거액을 투입해 해외에서 석유·가스 개발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서 생산된 석유·가스가 국내로 유입된 실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13일 공개한 해외자원 개발·도입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한국석유공사는 191개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15조여 원을, 한국가스공사는 4개 해외 가스개발 사업에 1조여 원을 각각 투입했다.
그 결과 석유·가스의 자주개발률(총수입량에서 자주개발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 3.1%에서 지난해 13.7%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현재 국내로 들여온 석유와 가스는 전무하다. 감사원은 “형식적인 자주개발률을 높이는 것 위주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이 투자한 광구의 총생산량에 지분을 곱한 것을 자주개발 물량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을 높이는 데만 관심을 둘 뿐 생산된 자원을 국내로 도입하는 문제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석유공사는 2008년 9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해 미국 앵커 광구의 지분 80%를 매입했지만 미국 법에는 자원의 국외 반출 시 미 정부의 승인을 얻도록 돼 있어 국내로 들여오기 어렵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가스공사가 투자한 4개 사업 중 3개는 지분이 1.2∼8.8%에 불과해 생산 물량에 대한 처분권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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