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10년차 김태윤 씨(38)는 최근 외식 대신 마트에서 베니건스의 ‘바베큐 폭립’을 구입해 먹는다. 원재료부터 소스, 조리법이 매장에서 먹는 것과 거의 비슷하며 맛도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전자레인지에 몇 분만 데우면 돼 조리법이 간편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가격이다. 식당 가격(3만1800원·520g)에 비해 이마트 판매가(1만4800원·450g)가 절반가량 싸다. 행사기간에는 1만 원 미만에 살 수 있어 외식할 때보다 60∼70% 싸게 먹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이 내놓은 간편 가정식(HMR·Home Meal Replacement)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집에서 먹는 외식시대’가 열린 것. 현재 마트와 홈쇼핑 등에서 잘 팔리는 HMR 제품으로는 베니건스의 ‘바베큐 폭립’(1만4800원), 크라제버거의 ‘갈릭 비프스테이크’(2만 원), 놀부의 ‘놀부부대찌개’(8150원), 불고기브라더스의 ‘서울식 불고기’(1만2800원), BBQ의 ‘치즈치킨까스’(6580원) 등이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프랜차이즈의 HMR 상품 매출이 전년보다 56.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최고 히트 상품은 크라제버거가 만든 HMR 상품인 스테이크(5만9900원·22팩 1세트)였다. 한 해 동안 무려 56만 세트가 팔렸다. 주문량에 비해 제품이 모자라 공장까지 추가로 세웠다. 롯데홈쇼핑의 식품담당 상품기획자 장대훈 씨는 “HMR 상품들은 이미 매장에서 맛에 대한 보증이 끝난 상태라 소비자들이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불황에 영향을 받는 외식 업체들은 HMR 상품을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킬러메뉴’로 보고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베니건스는 조만간 갈비스테이크, 불고기스테이크, 찹스테이크 등 스테이크 3종 세트와 저온에서 숙성한 닭가슴살 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다. 원재료와 소스, 조리법이 매장과 차이가 거의 없어 신제품 개발에 큰 비용이나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서울시내 유명 맛집과 제휴해 HMR 품목을 4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 HMR 담당 최혁 바이어는 “1, 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를 반영한 HMR 상품 개발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품목도 갈비탕, 라자냐, 닭가슴살 요리 등 한식 양식 중식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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