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유럽 자구노력 보여줘야 IMF 증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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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유로 방화벽 구축 요구
6월 정상회의서 최종 결정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모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기 전에 먼저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화벽 구축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G20이 유럽에 대해 ‘네 돈을 먼저 보여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26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G20 회원국은 유로존이 요구하는 IMF 재원 추가 확대의 큰 원칙에는 뜻을 모았으나 선결 조건으로 유로존이 더 강화된 방화벽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3월 1, 2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펀드 강화를 위한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잠정 운용되어 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4400억 유로로 출발했으나 현재 2500억 유로 정도가 남아 있다. 또 7월부터 영구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유로안정화기금(ESM)은 5000억 유로로 책정되어 있어 현재 확보된 방화벽 자금은 7500억 유로 규모다. G20 국가는 여기에 2500억 유로를 더 쏟아 부어 1조 유로의 방화벽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돈을 내야 할 독일의 움직임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동안 “ESM의 증액이 필요하지 않다”고 반대해 왔지만 G20 회의가 끝난 직후 “ESM의 규모가 충분한지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변화된 자세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G20은 유로존의 ESM 증액 결과를 4월로 예정된 브라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검토한 뒤 6월 G20 정상회의 때 IMF 증액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유로존이 성의를 보이면 5000억∼6000억 달러 규모의 IMF 추가 증액을 통해 유로존 위기 해결에 지원사격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유로존의 방화벽 구축 노력이 선행되면 각각 1000억 달러와 500억 달러를 IMF에 추가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로존의 1조 유로(약 1조5000억 달러)와 IMF의 5000억 달러를 합치면 약 2조 달러의 슈퍼펀드가 조성돼 유로존 위기 해결에 안전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방화벽(fire wall) ::


금융 불안과 재정 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뜻하며 유로존 위기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금(ESM)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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