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리데스 교수 “증세 없는 복지확대, 지속가능하지 않다”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에 조언

“복지와 세금은 함께 움직인다. 세금을 더 거두지 않고 복지를 늘리겠다는 정치인들의 방안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201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64·사진)가 23일 복지지출 논쟁이 한창인 한국에 던진 조언이다. 미래기획위원회 주최 ‘글로벌 코리아 2012’ 참석차 방한한 피사리데스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복지지출 비중이 최하위권인 만큼 연금, 저소득층 지원 등이 늘어야겠지만 그러려면 세금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그는 “지나친 임금 격차와 재분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붕괴할 수 있다”며 “독점에서 비롯된 불평등은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유층의 세금을 걷어 나눠주는 식의 ‘전통적 재분배’ 방식은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버핏세 같은 부자세로 기업가에게 지나치게 세금을 물리면 경제활동을 열심히 할 유인을 뺏을 수 있다”며 “혁신적인 복지국가 모델이 필요하다.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더 많은 사회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행사에서 “포퓰리즘에 입각한 과다한 복지는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고 재정건전성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현 세대의 과도한 복지혜택은 다음 세대의 복지세금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불필요하거나 부당한 세금은 정당화될 수 없고 사회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