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obal Economy]베이징대 차이훙빈 학원장 “열악한 비즈니스환경이 中기업 해외 내몰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성(省)은커녕 현(縣) 넘기도 힘들다.”

중국 기업가들은 중국 내 시장 개척을 두고 종종 이렇게 한탄한다. 행정구역이라는 장벽에 겹겹이 막힌 자국 시장을 비꼬는 말이다. 중국의 베이징(北京)대 광화관리학원 차이훙빈(蔡洪濱·사진) 원장은 최근 주간지 신스지(新世紀)에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보다 국내시장 개척을 훨씬 어렵게 본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는 경제성장 방식을 국내 소비라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지만 소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고 차이 원장은 말했다. 사회보장 제도가 부족해 저축으로 대비하려는 것 등도 원인이지만 중국 기업들이 소비 시장의 막대한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봤다.

왜 중국 기업가들은 자국시장보다 해외시장 개척이 더 쉽다고 볼까. 우선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한 것이 꼽힌다. 2010년 세계은행의 조사결과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조사대상 183개 국가 가운데 79위에 불과했다. 특히 투자자 보호와 세수 부담 분야에서는 세계 100위 안팎이었다. 기업 설립, 영업 허가 등의 분야에서는 꼴찌 수준인 150위 이하를 기록했다.

또 지방마다 보호주의가 판을 친다는 것도 문제다. 각 성·시·자치구마다 시장화 정도가 다르다. 지방 정부는 경제성장을 맹목적으로 추구해 지방 기업 보호에만 매달려 있다. 중앙정부에서 이런 폐단을 없애려 해도 각종 행정과 기술 장벽이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지방 간 물류비가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언어나 문화 장벽이 없지만 성과 성 사이의 무역 장벽은 꽤 높은 편이다. 중국물류뉴스센터 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물류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18%로 미국, 일본의 10% 수준을 크게 웃돈다. 중국 물류회사협회에 따르면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서 베이징까지의 물류비용이 광저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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