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부담 줄이는 자구책”… 송도 등 주택공동사업 활발
통합브랜드 사용 단지선 입주민들 반발 부작용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건설업체들이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잇따라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배타적인 사업 특성상 대형 공공공사 이외에 공동사업을 벌이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분양 성공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계속되자 사업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컨소시엄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에서 분양될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에는 대우건설, 롯데건설, 한진중공업 등 대형업체 3개사와 인천지역 업체인 동아토건, 인환건설, 선두종합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렸다. 컨소시엄 주관사인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인 송도국제복합단지의 요구가 있었고, 사업 비용과 미분양 위험 부담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21블록에서는 극동건설과 한화건설이 5 대 5 지분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극동건설이 단독으로 추진했지만 한화건설의 제안으로 공동사업 형태로 바뀌었다. 세종시에서는 현재 현대엠코와 한양이 6 대 4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종시 엠코타운’을 분양하고 있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1930채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빠른 시공이 필요해 컨소시엄에 동의했다”며 “단독으로 공사를 진행할 때보다 공사기간을 6개월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사 컨소시엄 구성은 뉴타운이나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훨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반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길고 사전 투자도 많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위치한 왕십리뉴타운 사업에는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했다. 잠실1, 2단지 재건축 사업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총출동했을 정도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택 사업에 나서면 부작용도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 단지 이름 짓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업체들의 고백이다. 대규모 단지라면 특정 업체들이 사용하는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는 ‘텐즈 힐’, ‘잠실 엘스’ 등과 같은 통합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단지 규모가 크지 않은 사업지이다. 통합 브랜드를 사용하면 생소한 아파트 브랜드라는 이유로 입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고, 특정 업체 브랜드만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천 송도지구 주상복합과 동탄2신도시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은 아직까지 아파트단지 브랜드를 정하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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