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말랑말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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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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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편의장치’로 감성품질 높이기 아이디어 경쟁

① 기아차 K7의 웰컴 라이팅 기능. ② 현대차 에쿠스의 마사지 시트. ③ 페라리 FF에 달린 손잡이와 옷걸이용 후크. ④ 현대차 제네시스의 오디오 시스템인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① 기아차 K7의 웰컴 라이팅 기능. ② 현대차 에쿠스의 마사지 시트. ③ 페라리 FF에 달린 손잡이와 옷걸이용 후크. ④ 현대차 제네시스의 오디오 시스템인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페라리 최초의 4륜 구동, 4인승 차량인 ‘FF’ 모델에는 이전 페라리 스포츠카에는 없던 인테리어 액세서리가 있다. 운전자 뒷좌석 천장에 달린 후크와 손잡이다. 옷을 걸 수 있는 이 후크는 스포츠카이면서 온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FF의 마케팅 전략과 맞닿아 있다. 페라리를 국내에 들여오는 FMK의 유정훈 상무는 “위에 걸치고 있던 슈트 상의를 벗어 뒷좌석 후크에 걸고 출퇴근할 때도 페라리를 운전하는 묘미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준다”며 “FF가 장거리 운행에 특화된 그랜드투어링(GT) 차종인 만큼 손잡이와 후크를 달아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 감성 품질을 높여라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전쟁이 한창이다. 전체 소비자의 80%가량은 차량의 주행 성능보다는 감성적인 요소에 따라 차량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은 음향기기, 온열기기 등을 제어하는 액정표시장치(LCD) 형태의 센터페시아 뒤에 메이크업 가방처럼 작은 소지품을 놓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는 운전자 오른쪽 뒷좌석에 공을 많이 들였다. 차량 소유주가 대부분 운전자석이 아닌 뒷자석에 앉는 만큼 좌석 시트에 마사지 기능을 더하거나 좌석 폭을 최대 6cm까지 넓힐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패밀리카로 선호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아이들이 흘린 음식물에 쉽게 오염되지 않도록 세계 최초로 천연 항균시트를 적용했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도요타의 ‘뉴 캠리’는 인테리어 요소만 103가지를 더했다고 강조할 정도로 감성 품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

○ 빛과 소리도 품질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빛도 감성 품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감각 요소다. 기아자동차의 중형세단 ‘K7’은 빛을 통해 사람과 자동차가 교감한다는 ‘빛 감성’을 내세웠다. 자동차 열쇠를 가진 운전자가 차량 가까이 다가서면 사이드미러에 달린 조명과 차량 문의 조명이 함께 켜지며 마치 차가 주인을 알아보듯 ‘환영 인사’를 한다.

과거 소리는 자동차 산업에서 ‘소음’과 동일시됐지만 최근에는 감성 품질을 좌지우지한다. 과거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주행 도중 들리는 소음을 막는 데 주력했지만 요즘은 엔진음이나 차문을 여닫는 소리 하나도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 3.8 GDi’ 모델에는 ‘사운드 제너레이터’란 기술이 접목됐다. 차가 정지했을 때는 마치 엔진이 작동을 멈춘 것처럼 고요하지만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웅장한 엔진음을 내며 발끝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현대차는 또 해외에선 롤스로이스에만 적용되던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제네시스 전 차종에 도입해 차량 실내 전체에서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음감을 경험하도록 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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