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글로벌 유동성 풍부… 외국인 매수세 당분간 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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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2000고지 돌파
그리스 위기에도 순항 전망… IT-금융-화학 주목할 만

증시 전문가들은 8일 2,000 고지를 되찾은 코스피의 향후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이후 지루하게 이어진 약세장을 탈출하게 만든 최근 증시 주변의 추진동력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 2,000대 순항 기대감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2,003.73으로 장을 마친 코스피를 두고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약세장이 일단락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발 더 나아가 유럽 재정위기라는 대형 악재에서 한 발짝 비켜났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관심은 코스피가 어렵사리 뚫은 2,000 선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긍정적인 방향 쪽으로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완화에 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단 유동성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 9일 영국중앙은행(BOE)은 통화정책회의에서 회사채 및 국채 매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 2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실행이 예정돼 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나 경기부양책 발표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그리스 문제가 극단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2,000 선 순항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원화 절상 가능성과 국내 증시의 높아진 기대수익률을 감안해 당분간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기존 악재에 대해 내성이 생겨 그리스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져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다면 일시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설사 디폴트를 선언한다 해도 이 여파가 유럽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는 차단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저항, 국내 자금의 차익매물 실현 등이 상승을 제한할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당분간 2,000 선 안팎의 박스권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유럽 재정위기가 잦아들면서 각국 정부가 은행권 손실, 재정긴축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돌아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 상승세 진행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반등 폭 작았던 IT-금융업종에 눈길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업종으로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 악재에 짓눌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크게 오르지 못했던 업종들이 코스피 2,000 돌파에 맞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연초의 주도주들이 2,000 선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작년에 하락 폭이 컸지만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IT와 기계, 건설, 항공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박스에 갇혀 오르지 못했던 금융업종이나 화학업종의 상승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에서 최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덜 오른 종목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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