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하이트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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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는 계절” 연말연시 맞아 닷새연속 상승

‘뜨겁게 살자’는 하이트진로의 슬로건처럼 최근 들어 이 종목의 주가가 뜨겁다. 송년회 등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를 맞아 술 소비가 늘어나면서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내년에 주류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9월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고전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통합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흔들리는 ‘주류공룡’


27일 코스피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날보다 100원(0.35%) 떨어진 2만8500원에 장을 마치며 잠시 숨을 골랐다. 하지만 앞서 20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오르면서 8.92%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성에 경기방어주 성격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9월 1일 국내 1위 맥주사 하이트맥주와 1위 소주업체 진로가 합병해 탄생한 국내 최대 주류기업이다. 주류 매출은 국내 전체 주류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출고량은 35억 병(맥주 19억 병, 소주 16억 병)에 이른다. 합병 당시 ‘하이트 신화’와 ‘참이슬 신화’가 결합해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합병 이후 실적은 아직 실망스럽다. 영업망 조직 통합이 더뎌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오히려 맥주는 ‘15년 아성’이 흔들리면서 3분기 시장점유율에서 오비맥주에 추월당했다. 1분기 52.2%였던 시장점유율이 2분기 51.6%, 3분기에는 47.3%로 떨어졌다. 반면 오비맥주는 1분기 47.8%에서 3분기 52.7%로 치고 올라왔다. 소주도 롯데주류에서 내놓은 ‘처음처럼 프리미엄’의 거센 공세에 시달렸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합병 첫날(3만2700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확장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맥주, 소주, 막걸리, 생수 등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 합병 시너지 나타날까


증권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합병 시너지가 나타나면서 영업실적도 올해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 사업부의 합병 이후 이해관계가 많은 주류 도매상(1차 거래처)의 통합 효과와 영업비용 절감 효과로 대표되는 시너지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마케팅비, 광고비 등의 효율적 집행이 가능해 판관비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맥주와 소주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 맥주는 이달 초 경쟁사인 오비맥주가 연말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함에 따라 하이트맥주의 가격 인상 기대감도 사라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9년 10월 이후 2년간 맥주 가격이 동결돼 왔고 △맥아가격 상승, 물류비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맥주, 소주, 담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료품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에는 맥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맥주 가격이 7.5% 인상되면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액은 700억∼750억 원, 영업이익은 300억 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주 가격도 3년간 동결됐으므로 2012년 상반기 중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데 소주 가격이 1% 오르면 매출액은 60억∼70억 원, 영업이익은 40억∼50억 원 증가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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