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과 융합… 소비자 마음 잡았다, 3대 키워드로 본 2011 가전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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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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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내년에도 지속돼 TV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재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내년 시판할 스마트TV에는 쉽게 쓸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자체 플랫폼 ‘넷캐스트’를 탑재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올해에는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내년에도 지속돼 TV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재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내년 시판할 스마트TV에는 쉽게 쓸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자체 플랫폼 ‘넷캐스트’를 탑재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올해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전통적인 가전제품의 ‘변신’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새로운 가전 트렌드를 반기며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올해 9월 SK마케팅앤컴퍼니의 온라인 리서치사이트 ‘틸리언 패널’이 소비자 1만6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상당수는 기존 제품이 고장 나지 않았는데도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가전제품을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TV에 관심이 컸다. 제품별로 최신 유행제품으로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을 보면 TV가 49%로 가장 높았고 냉장고 40%, 세탁기 37% 등이었다.

가전업계는 올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즐기는 TV, 똑똑한 가전, 건강을 위한 가전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헬스케어라는 세 가지 키워드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올해 소비자들은 TV를 살 때 얼마나 얇은지, 화질이 얼마나 좋은지만 따지지 않았다. 3차원(3D) 영상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있는지도 묻기 시작했다. 이른바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패러다임이 변하기 시작한 셈이다.

틸리언 패널 조사에 따르면 ‘재정 상태, 집 크기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금 꼭 사고 싶은 가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TV는 28.6%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특히 3DTV와 스마트TV는 일반 TV와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SG) 방식과 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이 뜨거운 대결을 펼친 것도 저변을 넓힌 계기가 됐다.

새해에는 3D는 기본이고 ‘TV에서 뭘 즐길 수 있나’를 보여주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튜브에 티저 영상을 올리며 새해에 깜짝 놀랄 만한 스마트TV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의 독자 운영체제(OS) 플랫폼인 ‘넷캐스트’를 새해 시판될 평판 TV의 60%에 적용하기로 했다. 새로 업그레이드될 넷캐스트는 쉬워진 사용자환경(UI), 3D 콘텐츠가 모여 있는 ‘3D 월드’ 등이 특징이다. 또 리모컨에 음성인식 기능을 넣은 점도 눈에 띈다.

○ 新스마트 가전 시대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지금 사고 싶은 가전 소비자 조사에서 의류관리기는 TV에 이어 2위(20%)를 차지했다. 올해 LG전자가 트롬 스타일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화제가 된 의류관리기는 옷의 냄새를 빼주고, 양복바지의 주름을 없애주는 새로운 가전이다. 국내에서 시판 8개월 만에 1만1000대가 팔렸다. 특히 가을 웨딩시즌에 혼수품으로 장만하려는 문의가 봄 시즌보다 30∼40%가량 늘어났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가전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만나 스마트가전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이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며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낸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냉장고 속 음식의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원하는 음식재료를 냉장고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스마트냉장고를 내놓았다.

올해 한국인이 커피 232억 잔을 마셨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커피 사랑’은 가전제품에도 반영됐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큰 인기를 끈 것이다.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은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발표한 ‘2011년 신체 부위별 베스트 10’의 ‘입’ 부문에 꼽히기도 했다. 결혼선물과 싱글족을 위한 집들이 선물로 인기를 얻으며 판매량이 전년보다 2.3배 늘었다는 게 선정 이유다.

○ 건강, 건강, 건강


위니아 에어워셔
위니아 에어워셔
올해에는 유독 건강과 관련된 이슈가 많았다. 올 초 최악의 황사,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방사능 공포, 최근의 가습기 살균제 파문 등 건강 가전에 관심이 높아질 만한 사건이 이어졌다. 이런 추세는 틸리언 패널 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거실 가전에 대한 질문에 공기청정기가 29%를 차지하며 TV, 에어컨과 함께 거실 3대 가전으로 등극했다. 물로 공기를 씻어주는 에어워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밖에 기후변화로 새롭게 떠오른 가전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제습기다. 올여름 긴 장마, 습한 날씨 때문에 제습기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장마가 한창이던 올해 7월 첫째 주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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