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현장에서]롤러코스터 장세, 2012 전망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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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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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증권사별로 앞 다퉈 내년 증시전망을 내놓기 바쁘다. 이 시기는 각 증권사가 각자의 분석력과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정면승부를 펼치는 때. 그러나 연말 증권사들의 증시전망에도 올 한해 유례없는 ‘롤러코스터’ 장세의 후유증이 덮친 모양새다. 각 리서치센터가 자신 있게 내년 주가 밴드 추정치를 내놓기보다는 넓은 범위 폭을 설정해 두고 몸을 사리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1,600포인트에서 2,400포인트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단과 하단의 차이가 무려 800포인트다.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도 상단과 하단의 차이는 500포인트나 된다. 평균적으로 내년 코스피 범위를 제시한 10개 증권사의 상 하 구간은 평균 594포인트.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폭 평균이 569포인트였던데 비해 내년은 25포인트 더 커졌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밴드가 이처럼 느슨해진 것은 올해 코스피가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 각종 해외 악재를 만나면서 크게 요동치며 예상 범위를 크게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등락구간을 예측한 국내 17개 증권사의 평균치는 1,818∼2,387이었으나 올해 실제 수치는 1,644∼2,231포인트였다. 아래로는 174포인트, 위로는 15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이렇듯 증권가의 예상이 줄줄이 빗나가면서 망신살이 뻗친 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해결 가능성이 비치다가 다시 미궁으로 빠져드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보니 아예 증권사들이 구체적 전망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지수 예상치가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사전에 미리 언급하는 리서치센터까지 있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2012년 증시전망에서는 예측 오차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가는 기업이익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의 함수인데 기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 있고 밸류에이션 변동 폭도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주식시장은 ‘신의 영역’으로 불릴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리서치센터는 높은 연봉을 받는 증시 전문가가 모인 곳으로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대비한 ‘전망’을 제공할 책임이 있는 곳이다. 몸을 사리는 증권사가 애매모호한 밴드 추정치를 내놓으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은 취사선택할 정보와 전망을 제공받기보다는 더욱 혼란스러워진 표정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2012년 한국증시를 가늠할 나침반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증권사들이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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