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안갯속 내년 증시 상저하고 vs 상고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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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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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中 변수따라 전망도 ‘극과 극’

한순간에 장밋빛에서 핏빛으로 바뀌었던 올해 증시처럼 내년 주식시장도 안개가 자욱하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중국 긴축완화, 글로벌 선거 등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산적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도 제각각이다. 과거에는 큰 틀에서 연간 증시 흐름에 대한 예상은 비슷했지만 이번에는 증시가 강세를 나타낼 시점마저 의견이 엇갈린다. 대체로 상반기에 주춤하고 하반기에 회복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예상한다. 반면 상반기에 강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비틀거리는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제시하는 의견도 맞선다.

○ ‘상저하고’…유럽 불안 해소되면 오른다

많은 증권사는 내년 상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1분기 말 또는 2분기를 바닥으로 올라가는 ‘상저하고’의 장세를 예상했다.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일이 몰려 있는 2∼4월은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미국의 고용회복이 더디고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상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유럽 위기가 변곡점을 지나고 미국, 유럽, 중국의 악재들이 조금씩 해결되면 하반기에는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은 2분기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채만기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의 채권 만기가 집중되어 있고, 중국은 1분기 말을 전후로 유동성 긴축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를 변곡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주택가격 안정과 중국 긴축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상승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유로화 약세와 미국 고용시장 부진을 고려해 경기방어주, 핵심 우량주 위주의 전략을 추천했다.

현대증권은 1분기를 바닥으로 예상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1분기에 기업이익의 하향조정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의 정체로 연간 증시의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이후에는 기업이익의 하향조정 기울기가 완만해지면서 밸류에이션이 점차 상승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상고하저’…기대감 사라지면 불안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유럽 등 위험요인이 존재하지만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3∼6개월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에 고민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부터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은 노출된 재료에 근거한 평이한 전망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유럽 은행권의 자본 확충 진통, 미국의 긴축 가능성, 한미 양국 대통령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상반기 초에 신고가 경신이 시도되고 이후 4월경 급격한 하락 충격이 있은 이후 회복(반등) 과정이 나타나지만 상승 추세를 만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3개월 정도는 이익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겠지만 내년 전체적으로 세계 경기회복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성장이 가속화할 2013년 하반기나 돼야 본격적인 상승 추이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반기는 우려보다 긍정적이겠지만 하반기에 정부의 역할 축소 및 선진국 소비 한계, 인플레이션 부담, 미국 선거 시즌에 재정지출 축소 이슈가 맞물리며 다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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