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꿩먹고 알먹고… 中 국부펀드 CIC “유럽 SOC사업에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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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원 요구에 응하면서 해외자산 싼값 매입 나선 듯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영국 등 선진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IC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국부펀드로 4100억 달러(약 467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CIC 회장은 28일 ‘중국이 서구의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제목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CIC가 펀드매니저들과 팀을 구성하거나 공공·민간 합작 방식으로 영국의 SOC 분야에 지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우 회장은 “상업적 원칙에 기반을 둔 투자가 양쪽에 ‘윈윈’하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중국의 기업과 투자자는 전통적으로 해외 SOC 프로젝트에 단순 하청업체로 참여해 왔으나 이제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최근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러우 회장이 런던과 잉글랜드 북부를 잇는 고속철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긴축정책을 추진 중인 영국은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동과 아시아의 국부펀드가 영국의 도로, 철도, 항만시설 개선에 적극 투자해주길 원하고 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의 경기 진작을 위해 SOC 분야에 300억 파운드(약 54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제시 왕 CIC 부회장도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좋은 투자 기회가 있다면 유럽 지원에 나설 수 있다. CIC는 투자회사로서 합리적 수익률을 가져다줄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국채 매입 같은 직접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SOC 투자를 통해 유럽의 지원 요구에 응하면서 동시에 서구의 자산을 싼값에 매입하는 전략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IC는 중국 외화자산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를 기반으로 2007년 9월 출범해 4년 만에 자산 규모를 2배로 불렸다. 처음에는 금융 분야에 투자하다 최근 천연자원 관련 기업과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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