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위기의 일본 “V·I·P 3국, VIP로 모셔라”

  • 동아일보

■ 日언론, 침체 경제 새돌파구로 주목

일본이 최근 10년간 세계 경제계에서 관심을 받았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주목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 시장에 안주해 브릭스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일본이 동남아 3개국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일본 주간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는 ‘브릭스 시대의 뒤를 이을 VIP 3국’이라는 커버스토리에서 향후 10년을 세계 경제기관차의 역할이 브릭스에서 VIP로 넘어가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라고 전망했다. VIP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3개국의 영어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

닛케이비즈니스가 VIP 3개국을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 국가는 세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20년을 기점으로 VIP의 성장률이 브릭스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젊고 풍부한 인구구조도 VIP 국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실제로 중국 등 브릭스 국가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인구가 줄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경우 노동임금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투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출산율은 각각 3.19명과 2.25명으로 새로 충원되는 젊은 인구가 넘친다. 최근 인구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1.91명이지만 평균연령은 27.8세로 젊은 인구가 풍부한 편. 경제성장과 함께 이들 국가의 구매력 있는 중산층도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VIP 국가들의 문맹률은 7∼8%로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낮은 데다 노동인구의 근면성과 높은 학력수준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 이들 국가의 젊고 유능한 인재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VIP 국가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달리 과거사 문제에 얽혀 있지 않아 반일 감정도 거의 없다. 실제로 일본 외무성이 2008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베트남(42.7%)과 인도네시아(37.9%) 국민이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일본을 1위로 꼽았으며 필리핀 역시 미국에 이어 일본을 2위(32.7%)로 지목했을 정도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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