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중 6만원 카드로 긁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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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신용카드 사용액 500조 돌파 예상

직장인 김호영 씨(30)는 요즘 현금을 쓰는 일이 거의 없다. 김 씨는 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로 출근길 버스를 이용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카드를 내민다.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 김 씨는 “비상용으로 지갑에 5만 원 정도 넣고 다니지만 일주일에 3만 원도 쓰지 않는다”며 “현찰이 있어도 동전이 생기는 게 귀찮아 카드를 낸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일상 거래에서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와 기업구매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이용액이 193조6595억 원으로 전체 민간최종소비지출 322조3400억 원 중 60.1%를 차지했다. 민간최종소비지출은 가계에서 소비한 금액으로 10만 원어치를 사면 6만 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는 의미다.

신용카드 이용액 비중은 1999년까지도 15%를 밑돌았지만 2000년 정부가 신용카드 활성화에 적극 나서면서 23.6%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잠시 비중이 줄었다가 2005년 40.9%를 기점으로 계속 높아졌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금액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은 261조7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39조1000억 원보다 약 10% 늘었다. 휴가철과 각종 연휴가 하반기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사용액이 5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622조 원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수수료 등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불공정하다면서 10만 명이 모여 궐기대회까지 했고 그 결과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 원 이하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내리기도 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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