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100만 외국인 고객님, 은행 서비스 좀 더 손쉽게 이용하세요”

  • 동아일보

통장 하나로 원화-외화 동시에 거래… 수수료 감면 환율 우대 혜택
외국 은행과 제휴, 일요일 영업에 해당 은행 직원 상주 등 서비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훌쩍 넘기면서 이들을 겨냥한 주요 은행들의 서비스 및 전용 상품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노동자 중 아시아권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송금 실수요자인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인 전용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은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지점을 열고 있다.》
○ 외국인 전용 상품, 어떤 게 있나


우리은행은 7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전용 상품인 ‘MY HOMETOWN 종합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하나의 통장으로 원화 입출금식예금과 외화정기예금을 동시에 거래할 수 있어 예금거래 편리성을 높였다. 이 상품에 가입한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으로 송금할 때 ‘우리ONE 해외송금서비스’의 모계좌로 자동 등록돼 해외송금 때 수수료의 30%를 감면받고 외화계좌에 입출금 거래를 할 때 최고 50%의 환율우대 혜택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만 18세 이상의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체크카드’를 선보여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과 놀이공원 등에서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외환은행도 만 18세 이상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수시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를 결합한 패키지 상품인 ‘레인보우 통장’과 ‘레인보우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외환은행은 두 상품에 모두 가입하고 사용실적이 있는 고객에게 인터넷, 모바일 전자금융 이체수수료와 자동화기기 당행 이체 및 현금인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한국씨티은행도 57개 외국통화로 직접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월드링크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송금 서비스인 달러, 엔, 유로를 포함해 필리핀 페소(PHP), 인도네시아 루피아(IDR), 베트남 동(VND), 태국 밧(THB) 등 44개 외국 통화가 추가됐다.

기업은행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저축보험인 ‘LIG매직파워 글로벌 안심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에 가입한 외국인 고객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된 콜서비스 및 건강검진 할인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외국인 위해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평일 영업시간 중 은행 방문이 곤란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혜화동, 광희동, 독산동, 창신동, 의정부지점 등 총 5개의 외국인 근로자 특화영업점을 두고 있다. 이 영업점들은 우리은행의 다른 지점과 달리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을 한다. 우리은행은 필리핀 BPI 은행 및 몽골 칸 은행과 제휴를 맺고 일요일마다 해당 은행의 직원이 상주하도록 했다. 한국어 및 한국 금융회사 이용에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이 손쉽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연휴기간인 10월 2일 혜화동 지점을 찾은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일요 근무를 하는 해당 지점의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시간외수당, 전기 등 각종 제반비용을 감안하면 일요일에 문을 여는 게 은행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문화시대를 맞아 금융회사들도 외국인의 복지에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에 일요일 영업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은 8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3명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한국어 능력 평가 등을 거쳐 이번에 선발된 이주여성은 중국 출신 류니나(27), 베트남 출신 당티화(21), 우즈베키스탄 출신 나르기자 두르다리에바 씨(30)다. 경남 창원 팔용동, 김해 지내동 지점, 김해 영업부에 각각 배치된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통역과 함께 해외 송금을 돕고 은행이 판매하는 각종 금융상품을 안내한다. 계약직인 이들은 사무직 행원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업무 실적과 수행 평가 등에 따라 정규직원이 될 수 있다.

외환은행도 몽골 칸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칸 은행의 가상계좌를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전용 콜센터를 운영해 영어,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안산과 이태원 두 곳에 연중 무휴 해외송금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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