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국내 기름값 싱가포르와 연동”… 실제 그런가 알아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올릴땐 ‘훌쩍’… 싱가포르 6원 ↑ - 한국 35원 ↑
내릴땐 ‘찔끔’… 싱가포르 43원 ↓ - 한국 26원 ↓

2009년 11월 국내 정유 4사는 휘발유 공장도 공급가격을 전월(10월)에 비해 L당 평균 35원 올렸다. 같은 달 싱가포르 국제상품시장(현물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원화로 환산해 전월에 비해 6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2010년 5월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L당 43원 내렸다. 반면 국내 정유사는 26원만 내렸다. 이처럼 국내 정유사가 기름값을 올릴 때는 싱가포르 시장보다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적게 내린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이 21일 지식경제부와 석유협회 등에서 제출받은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경유 공급가격과 싱가포르 국제상품시장의 가격변동(2009년 6월∼2011년 5월)을 비교·분석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안 의원은 배럴과 달러로 표시된 싱가포르 시장 가격을 월별 평균 기준 환율을 적용해 L당 원화로 환산해 비교했다. 이 결과 조사 기간 휘발유의 월별 국내 공급 평균 가격은 L당 731원으로 싱가포르 시장가격(707원)에 비해 24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각각 767원과 749원으로 18원 높았다.

안 의원은 이를 토대로 이 기간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량을 감안해 국내 정유사들이 모두 1조3000여억 원의 초과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안 의원은 “그동안 정유사들은 ‘국내 공급가격은 싱가포르 시장과 연동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분석 결과 이런 해명과 달리 싱가포르 시장과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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