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 미켈레 노르사 회장 “아시아는 럭셔리의 미래, 그중 한국은 스타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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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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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과 구두 제작에 대해 상의하고 있는 창업주 살바토레 페라가모. 페라가모코리아 제공
1954년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과 구두 제작에 대해 상의하고 있는 창업주 살바토레 페라가모. 페라가모코리아 제공
이탈리아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미켈레 노르사 회장(60)은 최근 전 세계 명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80년 넘게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해 온 페라가모 가문의 전통을 깨고 5년 전 영입된 첫 전문경영인으로, 올 6월 페라가모를 이탈리아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는 ‘미션’을 달성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온라인 부티크를 열어 국내 명품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그가 한국을 찾았다. 잇따른 ‘빅이슈’로 화제가 된 이후 처음이다. 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W서울워커힐호텔에서 만난 노르사 회장은 “매년 두 차례가량 방한하지만 올해는 지구촌을 누비며 기업설명회를 다니느라 이제야 오게 됐다”며 큰일을 치러 후련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국 시장에서 최근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6월 초 문을 연 온라인 부티크의 성공 여부다. 그는 명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를 저하시키고 명품의 대중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일부 시선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예상을 깨고 한국 시장의 온라인 판매 1위 아이템은 구두였습니다. 직접 신어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선뜻 구매한다는 것은 이미 페라가모의 고객이거나 상품에 대해 잘 아는 성숙한 고객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지요. 그만큼 온라인 고객도 오프라인과 다름없는 계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가장 비싼 악어가죽 소재 가방 등을 선보이면서 온라인도 오프라인과 다름없이 고급스러운 유통 채널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전 세계 4위 규모다. 한국에서 처음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노르사 회장은 “한국의 고객층은 연령대가 가장 낮은 반면 인터넷 사용률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고객의 연령대가 높은 일본과 비교하며 “그런 면에서 한국은 온라인 사업을 이끌 아시아의 ‘스타 마켓’”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미켈레 노르사 회장은 “영화 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신발을 제작하며 인지도를 높인 페라가모의 전통과도 잘 맞는다”며 “럭셔리의 미래인 아시아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미켈레 노르사 회장은 “영화 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신발을 제작하며 인지도를 높인 페라가모의 전통과도 잘 맞는다”며 “럭셔리의 미래인 아시아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노르사 회장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 힘을 쏟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 상반기(1∼6월) 페라가모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4억5970만 유로(약 693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30%가량 성장한 수치다.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이 40%가량 성장한 것이 전체 매출을 늘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아시아는 ‘럭셔리의 미래’라고 확신합니다.”

노르사 회장은 7월부터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전후해 일부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오히려 판매가격을 올려 비난을 받고 있는 데 대해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인상이 불가피한 특수 사례를 제외하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럭셔리 브랜드일수록 안정적인 가격과 품질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페라가모의 또 다른 도전 과제는 고급 보석 사업이다. 그는 내년 초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한 전 세계 20개 주요 매장에서 ‘페라가모표 고급 보석’을 만나볼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눈빛을 지어보였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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