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가격 2829억 깎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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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와 계약 6개월 연장 합의… 추가 배당땐 매매가격 차감키로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종전보다 약 2800억 원 깎은 4조4000여억 원으로 하는 새 주식매매 계약을 했다.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로 표류하던 외환은행 매각의 ‘불씨’가 되살아났지만 인수 성공까지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지난해 11월 최초 계약 때의 4조6888억 원에서 2829억 원 낮춘 4조4059억 원으로 수정했고, 계약기한도 최초 계약기한인 5월 24일에서 6개월여 연장한 11월 30일로 잡았다고 8일 밝혔다. 새 계약은 11월 30일까지 매매가 완료되지 않아도 어느 한쪽이 파기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 김승유 회장은 “11월 말 이후에도 (매매가 완료되지 않으면) 재계약을 통해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가격 재조정 과정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새 계약에 따르면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의 매매가격은 최초 주당 1만4250원에서 1만3390원으로 860원 내려갔다. 하나금융 측은 “외환은행의 올해 중간배당액인 주당 1510원을 최초 인수가격에서 빼고, 2분기와 3분기 동안 외환은행의 영업활동으로 발생 가능한 주당순이익 650원을 보태 최종 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액 배당으로 가격 인하 요인도 있었지만 당기순이익 등 외환은행의 가치 증가분도 함께 고려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1분기에 1986억 원(주당 308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2분기에는 9000억 원 규모의 현대건설 매각 이익이 들어와 1조1000억 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보류 여파로 외환은행 주가가 최초 계약 당시 주당 1만3000원대에서 현재 9400원(8일 종가)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깎은 2829억 원은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환은행 노조도 “중간배당이 1조 원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이번 협상은 론스타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가는 불확실성 때문에 출렁이고 있는 것이지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한 수치가 아니다”라며 “또 최초 계약 때 3월 말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했기 때문에 이후 가격 하락 요인뿐만 아니라 인상 요인도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수정 계약 기간에 배당을 추가로 챙겨 가면 그 금액만큼 매매가격에서 전액 차감하기로 론스타와 합의했다. 새 매매가격이 올 9월 말 외환은행의 예상 가치를 기초로 정해진 만큼 10월이 지나 매매가 마무리되면 월 단위로 주당 100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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