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반이 훌쩍 지났다. 상반기 투자성적을 되돌아보고 하반기 전략을 점검해봐야 할 때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에 시달려야 했다. 뚜렷한 주가 상승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동일본 대지진,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혼란과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 등의 악재가 쏟아졌다. 지지부진한 장이 이어지며 자산배분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최악의 악재’들은 상반기에 대부분 집중돼 있었다는 것. 세계 경제는 하반기에도 성장 감속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 변수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며 주가는 상승추세를 회복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귀금속,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역시 점차 위험자산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 ‘채권’보다 ‘주식’, ‘선진국’보다 ‘신흥국’ 유망
상반기 주식시장은 유로존 위기를 비롯한 G2(미국, 중국) 경제변수로 인해 진통과정을 겪어야 했다. 자연히 안전자산이 주식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선진국 통화에 대한 불신으로 금 수요가 증가했으며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실물자산으로 돈이 몰렸다. 한동욱 현대증권자산배분팀장은 “상반기에는 주식 축소, 채권 확대, 귀금속 투자 확대를 통해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최근 유로존의 원만한 의결 조율로 인해 그리스 사태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낮아진 데다 미국이 더블딥에 빠질 여지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부품 조달 차질 문제는 3분기 이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며 2분기 실적 둔화는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등 상반기 악재가 대부분 마무리된 국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한국의 선행지수 상승,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 등의 호재들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국의 긴축 기조 완화 등으로 상반기에 주춤했던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역시 연초부터 신흥국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완화되고, 2분기 이후 계절적으로 ‘수출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 내수부양 수혜주, 성장·압축형 펀드 유망
그렇다면 실제 투자전략은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을까. 자동차·부품, 기계, 에너지 등 이익 강도가 높은 기존 주도주는 여전히 유망하다. 여기에 새롭게 주목해야 할 하반기 모멘텀은 ‘소비’ 관련주들이다. 중국, 한국 등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상반기 물가압력으로 인해 지연됐던 내수부양책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등 대부분 주요국이 내년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긴축보다는 부양정책, 내수활성화 정책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펀드는 성장·압축형 펀드가 상반기에 이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경기 회복세 확산 등으로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면 수익률 상승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성장·압축형 펀드를 핵심 펀드로 활용하며 가치형이나 배당형 펀드로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추천한다”며 “해외 펀드 중에선 브릭스 펀드, 미국 펀드의 전망이 좋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