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고액 배당…먹튀논란 재점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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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배당을 챙겨가면서 '먹튀' 논란이 재점화됐다.

외환은행은 1일 신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1510원(시가 배당율 15.5%)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기준일은 지난달 30일이며, 배당금 총액은 9837억원이다.

외환은행 측은 "배당금 지급 예정일자는 미정이며,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천904만2672주)를 보유한 론스타는 4969억원의 현금을 챙겨가게 됐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 받아간 배당총액은 1조7099억으로 늘었다.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해 챙긴 1조1928억원을 포함하면 총 회수금은 벌써 2조9027억원에 이른다.

론스타가 2003년 11월 외환은행을 2조1548억원에 인수했음을 고려하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매매 계약시 합의한 인수대금 4조6888억원을 제외하고도 배당과 지분 매각대금을 합쳐 지난 8년간 34%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외환은행은 2008년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할 수 있게 정관을 고쳐 작년 2분기 결산 때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작년 2분기와 3분기에는 주당 각각 100원과 135원을 배당했으며, 론스타가 가져간 중간배당액은 작년 2분기와 3분기 각각 329억원과 442억원이다. 이번 중간배당은 역대 최고다.

고배당으로 '먹튀' 논란이 일자 금융감독 당국까지 나서 우려를 나타냈으나 역부족이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오늘 오전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과 면담해 외환은행의 중간배당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고배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며 "과도한 배당은 은행의 성장성과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감독당국의 입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체결한 하나금융도 론스타가 곶감 빼먹듯 중간배당을 통해 돈을 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배당을 하려면 인수 후보자와 상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매매 계약 조건이지난 5월 말로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론스타와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이사회가 열린 신라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당국은 오늘 사태를 교훈 삼아 론스타가 다시 불법적인 고액배당 시도나 경영간섭을 할 수 없도록 의결권을 즉각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중간배당에 대해 감독 및 검사 권한 행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이날도 직원 약 1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 집회를 열었다.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 연장을 협상 중인 하나금융 측은 론스타가 고액의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외환은행의 가치가 그만큼 하락한 만큼 매각가격에 반영하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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