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투자 귀재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펀드매니저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투자부문 대표(61·사진)가 중국 펀드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볼턴 대표는 1979년부터 2007년까지 ‘피델리티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를 운용하며 무려 1만4820%의 누적 수익률을 올린 인물. 28년간 거둔 연평균 수익률은 19.5%로 시장 연평균 수익률(13.5%)을 압도한다.
2007년 말 펀드 운용에서 손을 뗐던 볼턴 대표는 2009년 11월 중국 투자 운용역으로 야심 차게 복귀하며 지난해 4월 중국과 중국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차이나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를 내놓았다. 당시 이 펀드는 투자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7억4300만 달러(약 8070억 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펀드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이 펀드의 주가가 올 들어 20%가량 떨어졌고 순자산가치도 14.4%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들어 5.12%, 홍콩 항셍지수가 4.7% 하락한 데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지배구조 문제와 중국 재정긴축 우려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볼턴 대표는 4월까지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 “펀드 성과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차이나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는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절반을 투자하고, 나머지를 상하이, 뉴욕 증시 등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수익을 올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도 최근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최대주주로 370억 달러를 투자했다가 주가가 80% 이상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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