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 게이트에 여의도 정치권이 바짝 얼어붙고 있다. 정·관·재계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의 마당발 로비에 여야와 계파를 불문하고 연루 의혹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7월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는 일부 의원들도 신 명예회장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우선 신 명예회장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씨(EG 회장)와 가까운 사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는 박 씨와 가까운 일부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A 의원 등은 박 씨와 1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한 사이로 사석에서는 종종 말을 놓을 정도의 친분 관계를 맺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그러나 A 의원 등은 “박 씨를 안다고 해서 신삼길을 안다고 할 수 있느냐” “한두 번 만난 기억은 있으나 그 이상 아는 게 없다”며 신 명예회장과의 연루 의혹을 차단했다.
박 씨도 6일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통해 “신 명예회장과는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로비, 이런 것과 관계가 없으며 가끔 소주 마시며 세상 이야기 나누는 친구 사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정말 황당하다”며 “이권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박 씨는 신 명예회장과 청담동 T술집에서 가끔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박 씨의 실명이 거론되는 데는 음모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친박 의원은 “굳이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세력의 배후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명예회장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전국 조직 중 한 곳의 핵심 관계자 B 씨와 종종 어울렸다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대선 전후 B 씨를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만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삼화저축은행 구명 관련 로비가 진행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B 씨는 한나라당 7월 전대에 출마하려는 여권 인사와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 씨는 지인을 통해 “신 명예회장을 알기는 알지만 로비 의혹이나 금품 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저축은행이 퇴출 저지 로비를 위해 대책회의를 열었고 (여기서) 청와대에 탄원서 두 통을 작성해 제출하기로 결정했었다.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한 분이 한나라당 부산 출신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원서 한 통이 (해당 의원 측을 통해) 청와대의 한 분에게 전달된 것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의원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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