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분당의 아파트촌, 살짝 돌아서면 ‘한국의 베벌리힐스’가…

  • 동아일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위치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자택.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위치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자택.
《봄 햇살이 따갑게 비추던 13일 오후. 자동차로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을 통과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일대 운중로에 들어서자 지금까지 차창 밖에 비치던 아파트촌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모양과 색상을 띠며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는 고급 단독주택가가 펼쳐진다. ‘한국의 베벌리힐스’를 표방하며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타운하우스다.》
판교운중아펠바움
판교운중아펠바움
판교신도시 서쪽 부분에 자리 잡은 서판교가 고급 주택가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당구 대장동으로 거처를 옮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해 운중동의 구평회 E1 명예회장 등 유명 인사들의 자택이 속속 자리 잡으면서 서울 성북동, 한남동 등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인 고급 주택가의 계보를 잇고 있다. 정 부회장의 신혼집 위치가 최근 세간의 관심을 받으면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발길도 이어져 주변 일대가 ‘관광코스’처럼 변하고 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전언이다.

한 채당 20억∼100억 원에 이르는 고급 빌라와 타운하우스도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운중동에서 타운하우스 ‘판교 운중 아펠바움’을 분양 중인 SK D&D 관계자는 “서울 강남이나 판교 정보기술(IT)업무지구에 입주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이 지역 고급 단독주택의 주요 고객이다”고 말했다.

서판교는 자연 경관과 교통 환경 등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이다. 운중천을 중심으로 북쪽에 청계산과 금토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바라산 줄기가 뻗어 있다. 까다로운 풍수지리 상식을 꿰고 있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좋은 지세(地勢)라는 생각이 들만큼 풍광도 뛰어난 편이다.

동화SFC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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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D&D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의 녹지율은 37.3%로 분당(28.9%) 일산(22.5%)보다도 높다. 서울 접근성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과 서울∼용인 고속도로 서판교 나들목에 인접해 있고 분당∼수서 고속도로, 분당∼내곡 도시고속화도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까지 오가기 편리하다.

SK D&D가 공급하는 ‘판교 운중 아펠바움’은 부유층과 CEO를 타깃으로 하는 고급 타운하우스다.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지하 1층, 지상 4층 5개동에 걸쳐 총 28채로 지어진다. 전용면적 238.41∼239.71m²의 대형 주택으로 분양가는 20억∼30억 원 수준. 이 회사 관계자는 “대치동 등 서울 강남 일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벗어나 여유로운 생활환경을 찾기 위해 서판교 내 주택을 알아보는 고객이 많다”며 “6가지 평면과 2가지 인테리어가 제시돼 입주자의 선택권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최근 잔여 가구 92채의 분양 신청을 받고 있는 ‘월든힐스’ B5-2블록은 계약 조건을 완화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이 설계한 이 타운하우스의 분양가는 한 채에 8억∼14억 원 수준.


한편 4월부터 분양 중인 ‘판교 운중동 푸르지오하임’은 아파트형은 7억 원대, 테라스형은 8억∼9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용 84m² 단일 면적대 총 144채로 구성되며 이 지역 다른 주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싸다.

단독주택용 택지를 구입해 자신만의 집을 짓는 이들의 발길도 이어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이 지역 J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판교 일대 단독주택 용지 시세는 올해 초보다 평균 400만 원 정도 오른 3.3m²당 1200만∼150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문 기업에 단독 주택 건축 과정을 위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한다. 단독주택 건축을 상담하러 ‘네이처하우스’ 본보기집(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주부 윤혜연 씨(51)는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지만 아파트보다 덜 답답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단독주택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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