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아파트 건설에 첫 외자 유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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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건설 “PF대출 여의치 않아 美투자사와 합작”

중견 건설 시행사인 F&D건설이 아파트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로부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외국 자본이 국내 주택 사업에 투자하는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키기 어려워진 가운데 이뤄진 외자 유치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9일 F&D건설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일대에 아파트 3개동을 짓는 주택 개발 사업에 미국 SDC(Strategic Development Corporation)로부터 1억1500만 달러(약 1250억 원)를 투자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SDC는 F&D건설과 지분 49 대 51의 조인트 벤처 방식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며 양사의 투자 확정 조인식은 10일 오전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다.

홍용표 F&D건설 사장은 “주택 사업이 일부 포함되는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에 외자 유치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민간업체의 아파트 사업에 외국 투자사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F&D 측은 3년 전부터 상도동에 장기전세주택(시프트) 73채를 포함해 총 287채의 아파트 단지와 12층 규모, 31실로 구성된 오피스텔 1개동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PF 대출을 받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외자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홍 사장은 밝혔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970년대 정부가 주도해 AID 차관 아파트가 공급된 사례가 있지만 민간업체의 주택 사업에 외국 자본이 유치된 것은 처음”이라며 “조인트 벤처 방식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사업으로 인한 손실 부분도 적극적으로 떠안는다는 뜻으로 시공사(건설회사)가 지급보증을 해야만 시행사에 대출을 해주려는 국내 은행의 후진적인 대출 시스템에 자극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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