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통한 대기업 견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 경영진의 미래에 대한 준비 부족과 이기주의를 비판하며 연금 주주권 행사는 법에 규정된 권한으로 대통령의 재가나 정부의 조율이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곽 위원장은 26일 한 토론회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KT 신한은행 등을 거론하며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위해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재계로부터 ‘연금 사회주의’란 반발을 사고 있다.
“매년 경영평가를 받는 삼성전자 경영진은 매출 극대화에 골몰한 탓에 2, 3년 뒤밖에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 시대에는 시스템 반도체인 비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인데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많은 수익을 낸다는 이유로 여기에만 치중했다. 그 결과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도 안 되는 상황이다. 주주권을 행사해 국민연금에서 추천하는 미래지향적 과학자들이 경영에 참여했다면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일찍 시작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문제도 있나.
“전체 산업 생태계가 살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함께 나머지 기업도 성장해야 한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제공 기업을 제3의 파트너로 생각해 저작권을 주며 살아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역할을 등한시해 산업 전체가 동력을 잃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포스코 KT 신한은행 등을 언급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포스코와 KT는 국민연금이 1대 주주로 오너가 없는 기업이다. 자칫 방만한 경영으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어 주주권 행사를 통해 사고를 막자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경영권 분쟁을 하면서 일본 주주의 눈치는 보면서도 2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대해선 관심도 갖지 않았다.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이다.”
―주주권 행사가 정치논리에 따라 악용돼 경영권을 간섭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국민연금의 내부 역량을 높이고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해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개입하는 게 아니라 ‘민간 금융전문가’들이 시장원리에 따라 분석하고 개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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