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통신사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중소기업 A사는 ‘3년간 무상 유지보수’로 등골이 휜다. 납품한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기면 휴일에도 직원들을 보내 고쳐줘야 하는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한 푼의 보수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이 회사가 납품계약을 체결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6개월 무상 유지보수’가 조건이다. 이후 발생하는 비용은 납품가의 22%까지 지급해준다.
한국이 수출 1위 산업인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재의 열악한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및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 1만4860개에 이르는 소프트웨어업체(대기업 계열사 제외)를 전수 조사한 결과 평균수명은 7.71년으로, 전체 중소기업의 평균수명(10.8년)보다 3년 이상 짧았다.
2000년 협회에 등록한 소프트웨어업체 4072개 가운데 10년 뒤인 2010년까지 살아남은 곳은 1211개에 그쳤다. 생존율이 29.7%로 한국 소프트웨어기업 10곳 중 7곳이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2008년 신용보증기금이 분석한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의 10년 평균 생존율(65.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익성을 비교하면 문제는 더 극명하다. 매년 외부감사를 받는 소프트웨어업체(자산총액 100억 원 이상)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0년 말(238개) ―0.52%에서 2009년 말(569개) ―0.1%로 10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이들에게 소프트웨어 용역을 발주하는 빅3 대기업(삼성SDS, LG CNS, SK C&C)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6.76%에서 9.73%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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