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최대 800억 유로 구제금융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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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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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안 부결후 총리 사임… 총선 치를 5월 하순이 고비

포르투갈의 긴축재정안이 23일 의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구제금융 지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800억 유로(약 11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에서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리스(1100억 유로)와 아일랜드(850억 유로)에 이어 세 번째다. 포르투갈은 1980년대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

집권 사회당의 조제 소크라트스 총리(사진)는 이날 긴축안 부결 후 바로 사임했다. 소크라트스 총리는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뒤 “포르투갈의 정치 위기가 포르투갈에 대한 신뢰에 커다란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바 대통령은 55일 내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우파 계열의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PSD)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어 집권이 유력하다. PSD는 그동안 긴축안보다 신속한 구제금융 수혈을 통한 위기탈출 방안을 선호해 왔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포르투갈 지원에 최소 60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경제강국은 구제금융의 파장이 경제규모가 큰 스페인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그동안 포르투갈에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압박해 왔다.

포르투갈은 4, 6월에 각각 43억 유로와 49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당장 4월분 채권 상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23일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10%포인트 상승해 7.63%로 뛰어올랐고, 유로 채권의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도 0.141%포인트 상승해 4.57%에 달했다. 유로화의 대달러화 환율은 유로당 1.4117달러에서 1.4103달러로 하락했다. 포르투갈이 6월 이후에는 대량의 자금상환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총선이 치러질 5월 하순이 자금조달과 구제금융 신청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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