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아파트 ‘에듀마케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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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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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갖춰진 커뮤니티 센터, 유명학원 유치 수강혜택 주기도···
실수요자에 어필··· 관련마케팅 늘듯

(왼쪽) EG건설이 부산 정관신도시에 분양하는 ‘EG 더원 2차’의 단지 내 커뮤니티에는 개인 및 그룹 공부방, 악기 연습실, 독서실 등 대규모 교육 시설이 도입된다. (오른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 위시티’는 이달 초 고양국제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전세금과 입주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고양 국제고에서 바라본 ‘일산 위시티’ 전경. 사진 제공 EG건설, GS건설·벽산건설
(왼쪽) EG건설이 부산 정관신도시에 분양하는 ‘EG 더원 2차’의 단지 내 커뮤니티에는 개인 및 그룹 공부방, 악기 연습실, 독서실 등 대규모 교육 시설이 도입된다. (오른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 위시티’는 이달 초 고양국제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전세금과 입주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고양 국제고에서 바라본 ‘일산 위시티’ 전경. 사진 제공 EG건설, GS건설·벽산건설
《24일 1순위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부산 정관신도시의 EG건설 ‘EG 더원 2차’는 단지 내에 1600m² 안팎의 초대형 교육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독서실, 그룹스터디룸 등과 더불어 눈에 띄는 공간은 학습지 방문교육 또는 개인 과외를 받을 때 편리하게 교사를 만날 수 있게 마련한 개인 공부방. EG건설 관계자는 “교사가 집으로 방문할 경우 매번 집을 치워야 하는 주부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기획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커뮤니티 시설에는 악기 레슨실도 있어 이웃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악기를 마음껏 연주할 수 있다. EG건설은 앞으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교육시설을 확충해 설치할 예정이다. 아파트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에듀 마케팅’ 전략이 다양화되고 있다.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통 큰’ 마케팅에서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춰 섬세한 교육 공간을 마련하는 ‘디테일’ 마케팅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 학교 직접 지어주고 초대형 커뮤니티 조성


EG 더원 2차
EG 더원 2차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GS건설과 벽산건설이 조성한 7033채 규모의 ‘일산 위시티’는 최근 개학철을 전후로 전세금이 지난해 말 대비 약 2000만 원 올랐다. 같은 기간 입주율 역시 5% 이상 상승했다. 전세금과 입주율이 동반 상승한 배경에는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고양국제고등학교가 이달 초 개교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국제고 설립은 ‘위시티’를 지은 시행사(DSD삼호·청원건설·대양산업개발)가 600억 원을 들여 학교를 지은 뒤 경기도교육청에 기부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본격 추진됐다. GS건설 관계자는 “분양 당시만 해도 아파트 단지가 이런 기획을 한 사례가 없어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실제 학교가 문을 열고 정원의 20%를 고양시 학생들로 채운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또 ‘일산 위시티’는 단지 내에 위치한 원중초, 양일초, 양일중 등 학교에 원어민 교사 운영비 및 외국어교육 특성화체험실 설치비용으로 총 16억5000만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의 에듀 마케팅이 본격화된 것은 아파트 매매 시장이 투자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실수요층인 30, 40대 부부를 겨냥해 교육을 분양의 마케팅 포인트로 삼게 됐기 때문. 그러나 과거 교육 인프라 관련 마케팅이 아파트 주변의 명문 학군 또는 학원가를 선전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직접 명문학교와 학원을 유치하는 적극적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 학원 유치하고 교육비 대주고

사교육 인프라가 집값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추세를 반영해, 유명 학원을 유치하거나 학원 수강에 따른 혜택을 주는 사례도 있다. 경기 용인시 중동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단지 내 입점한 영어교육기관 ‘삼육어학원’의 우선등록권, 수강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서 신영이 분양하는 ‘지웰시티’는 단지 내에 에듀센터를 조성해 종로엠스쿨 등 서울의 유명학원을 유치하고 자녀 수에 상관없이 수강료의 75%가량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두산건설은 고양시 ‘일산위브더제니스’ 의 59m², 94m² 계약자에 한해 입주 때까지 최장 27개월간 매월 각각 50만 원, 7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 면적대 아파트를 선호하는 30, 40대 입주자의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케팅TF팀을 운영하며 교육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는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분양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를 연구하기 위해 마케팅팀과 별도로 마케팅강화 TF팀을 운영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교육 관련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며 “올 4월 말 분양할 예정인 대전 노은4지구부터 서울 강남의 인기 학원 체인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에듀 마케팅’은 실수요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집을 새로 장만하는 실수요자들의 연령대와 구매 필요지수를 분석해보면 자녀 교육에 좋은 환경을 찾는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교육 관련 마케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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