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따돌린 터키원전 수주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日언론 “지진으로 먹구름”… 터키측은 “협상 계속할 것”

“일본은 터키 원전 수주전에서 지진국인 터키에 일본만의 ‘내진(耐震)기술’을 강력히 어필해 한국을 따돌렸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일본의 터키 프로젝트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14일·일본 요미우리신문)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원전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국가 신성장 방안 중 하나로 원전 등 인프라 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도시바 등 여러 대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조직을 세워 한국 프랑스 중국 등과 경쟁해왔다. 그러나 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일본 원전 안전신화’가 무너졌다.

실제 일본의 내진기술은 지난해 한국과의 원전협상 타결을 앞뒀던 터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일본 경제산업성 및 도시바 간부들이 터키를 방문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귀국은 지진국이지요”라는 말을 던진 게 주효했다는 것. 터키에서는 1999년 대지진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일본 측은 2007년 리히터 규모 6.8의 지진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던 니가타(新潟) 현 가시와자키가리와(柏崎刈羽) 원전의 내진기술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일본의 기술력 역시 원전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독일 프랑스 등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세계 각국의 원전 건설 의지는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일본 지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원전은 지진 직후 자동으로 운전이 중단됐고 모든 것이 정상화된 뒤 재가동됐다”며 (일본의 기술을 믿고) 일본과의 원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