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패널 생산 급증… 평판TV 공급과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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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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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패널값 40% 급락 전망 ‘2012문제’ 가시화
글로벌 가전사 채산성 위기… 사업 재편론 대두

내년부터 중국에서 평판TV의 핵심부품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가전업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평판TV 시장이 중국산 패널 공급 과잉→TV 가격 급락→가전업체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이런 ‘중국발 2012년 문제’가 가전업체의 사업 재편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공급 과잉에 가격 하락 불가피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CEC판다, 징둥팡(京東方), TCL 등 패널 제조업체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연간 7만∼9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연이어 완공한다. 패널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이후면 중국의 패널 생산능력이 2009년의 6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패널 공장도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시장 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이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경우 패널 가격이 4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판TV의 가격 하락은 이미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됐다. 미국에서 팔리는 42인치 평판TV 가격은 지난해 말 634달러로 2008년 말(917달러)보다 30% 넘게 떨어졌다.

문제는 가전업체들이 투자비용을 뽑기도 전에 TV 가격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기업이 주로 팔아온 중국의 평판TV 시장을 중국산 TV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 가전업체, 채산성 확보 비상


실제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세계 평판TV 출하 점유율(금액 기준)에서 소니는 LG전자를 제치고 일곱 분기 만에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라섰지만 가격이 하락해 TV 사업은 오히려 적자를 봤다. 또 파나소닉도 TV 사업 부문이 3년 연속 적자다. 소니의 가토 유타카(加藤優)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메이커도 평판TV를 팔아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평판TV 판매대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판매액으로 따지면 2010년 1126억 달러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해 2014년에는 약 1030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가전업체들로서는 평판TV 사업의 매출이 커 핵심 사업부문인 데다 이미 투자한 설비가 있어 섣불리 생산을 포기하거나 줄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전기전자업계에서는 내년 패널 공급 폭발을 계기로 가전업체 간 사업 재편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닛코(日興)코디얼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일본 가전업체가 TV 사업 진퇴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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