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4시간 만에 인상 번복, 무슨 일 있었기에…

  • 동아일보

서울우유가 16일 4시간 만에 우유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한 배경을 놓고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 측이 서울우유에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우유는 자사의 우유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받는 제과, 음료업체 등에 우유 값을 평균 50%, 최대 65%까지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영업소를 통해 발송했다. 서울우유는 이 사실이 16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오후 3시 반경 “구제역 때문에 원유 공급이 줄어들어 기존에 할인 가격으로 공급했던 우유 가격을 원상태로 돌리기로 했다”며 “엄밀히 따지면 가격 인상이 아닌 가격 정상화”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업체는 긴급회의 끝에 같은 날 오후 7시 반경 “(가격 인상 방침은) 실무부서의 오류로 인한 것”이라며 “현재는 우유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불과 4시간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 측이 인상 철회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서울우유 양측 모두 이 4시간 사이에 우유 가격 인상을 놓고 접촉이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을 두고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접 압력을 가한 적은 없다”고 정부 압력설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유를 듣는 과정에서 정부 측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가격 인상 철회는 정부의 물가 시책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사실 연락을 받았다. 농협중앙회 산하 협동조합인 서울우유는 평소에도 여러 경로로 농식품부와 의견을 교환한다”고 털어놨다. 정부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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