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中증시 긴축효과 미미… 투자기회로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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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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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런민(人民)은행이 1월 지급준비율을 올린 데 이어 2월 정책금리인 1년 만기 대출 및 정기예금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등 올 들어서도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긴축 조치에도 중국 실물경제는 여전히 굳건한 성장세를 지키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하며 3분기 성장률을 웃돌았고 12월 산업생산과 고정투자, 소매판매도 11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긴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지준율 인상에도 중국 은행들은 초과 지준 상태에 있다. 지준율 인상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지만 초과 지준 상태에서의 지준율 인상은 은행권의 초과 지준 축소로 이어질 뿐이다. 또 중국은 금리 자유화가 이뤄지지 않아 10%대의 경제성장에도 대출금리는 5∼6%대에 불과해 항상 자금에 대한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 한두 번 더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금리 인상을 통한 대출수요 억제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다.

추가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중국의 통화정책은 ‘경기부양적’이다. 올해 중국의 신규대출 증가 목표는 대략 7조5000억 위안으로 추정된다. 2009년의 9조6000억 위안, 지난해 7조9500억 위안보다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축소됐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경기부양 전인 2008년의 1.5배에 이른다. 이는 그동안의 경제성장을 고려한다 해도 크게 늘어난 규모다.

과거 사례를 봐도 중국 정부가 실질적인 긴축에 나선 적은 없다. 2006년 이후 중국 은행의 실제 대출은 항상 목표치를 초과했으며 2007∼2008년 급격한 긴축이 있었던 때도 목표치를 웃돌았다.

시장에서 중국 긴축을 우려하는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물가 상승은 식품가격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에서 32.4%(2009년 말 기준)를 차지하는 식품물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한파, 춘제(春節·중국 설) 수요 등이 겹치며 급등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때 농산물 수요가 급증해 2월 물가가 1월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불안 요인이다. 하지만 춘제 이후에는 식품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의 구성 항목을 바꾸면서 농산물 가격 비중을 줄인다는 점도 수치상으로나마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실질적인 긴축에 나서지 않고 있고, 춘제 이후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지금 중국 증시에서 나타나는 조정은 우려 대상이 아니라 투자 기회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민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글로벌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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