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부품사의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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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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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1500만원 자사주 매입 → 21일 상장땐 ‘2억 대박’

1997년 기아자동차 부도로 생사기로에 섰던 자동차 부품 회사가 3차례의 대주주 변경과 2번의 회사 이름 변경, 화의를 거쳐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영난을 겪는 회사가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자 십시일반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회사 상장으로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다.

10일 증시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현대위아 이야기다. 지금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지만 원래는 1976년 경남 창원시에 설립된 기아기공이라는 회사였다. 기아기공은 모기업인 기아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하다가 기아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이듬해인 1997년 기아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파란만장한 세월이 시작됐다.

1998년 5월 화의에 들어간 기아중공업은 1999년 2월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기아중공업 주식 76.33%가 주당 1원에 현대차의 특수관계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과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윈앤윈21’에 매각되기도 했다. 2001년 12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큐캐피탈홀딩스(46.6%)와 한국프랜지(44.0%)로부터 위아의 지분 694만 주를 이 43%로 1위, 대형프레스 품목은 업계 2위다.

현대위아 직원들은 21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기대에 들떠 있다. 회사가 상장되면 10년 전 1인당 평균 1500만 원의 ‘거금’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한 직원들이 2억 원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당시 액면가 5000원이었던 이 회사 주식은 공모가가 6만5000원으로 결정돼 공모가 기준만으로도 직원들 수익률이 1200%에 달한다. 이 회사 우리사주 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352만 주(공모 전 16.25%)이며 유상증자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경우 1인당 평균 3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생산1부 김상철 사원은 “과거 기아중공업 시절 회사의 생사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동료들과 함께 극복하고 이제 상장기업으로 거듭나 감회가 남다르다”며 “상장으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는 지역에서 매출규모에 비해 인지도가 약했는데 회사 인지도가 올라가고 상장기업이 됐다는 자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임흥수 현대위아 사장은 상장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상장은 직원들의 오랜 염원이었다”며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애쓴 직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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