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물가와의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원유가격 급등에 이어 최근 식량 및 농수산물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세계의 물가잡기’가 화두로 떠오를 정도다.
물가가 진정되지 않자 유엔까지 나섰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6일 식량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발도상국에 정책지침을 보내 “각국 정부의 성급한 조치가 폭등하는 식량가격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각국은 식량가격을 억누르기 위한 단기 대책이나 곡물수출 제재 조치 등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FA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식량가격은 25%나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AO는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 아프리카 대륙 등의 일부 빈곤 국가가 2008년 아프리카 아시아 지중해 국가들에서 벌어졌던 식량 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세계 4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가뭄과 홍수로 인한 흉작 탓에 연말까지 밀 수출을 제한하면서 세계 밀 가격이 폭등했고,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선 정부가 빵 가격을 30% 올려 폭동까지 일어났다.
다보스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세계 곡물 가격의 급등이 제3세계 정치 사회적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표적인 경기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은 일부 국가에서 정치 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식량 가격 급등 문제가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곡물, 에너지 및 생필품 가격이 세계적으로 오르면서 세계경제 성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지금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등에서 불거지고 있지만 영국 등 선진국들도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WEF에 참석한 스위스 거대 식품기업 네슬레의 파울 불케 최고경영자는 26일 AFP에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불안한 식량 가격 변동에 적극 대처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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