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뱅킹, 1년 만에 100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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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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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금융거래’ 초스피드 증가


“스마트폰 뱅킹을 하기 전엔 어떻게 금융거래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직장인 한모 씨(29)는 지난해 아이폰4G를 구입한 뒤 스마트폰 뱅킹의 세계에 ‘풍덩’ 빠져버렸다. 주거래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접하게 된 스마트폰 뱅킹은 좁은 화면을 통해 몇 차례 본인 인증을 거치면서 계좌이체를 해야 했던 모바일 뱅킹과는 확연히 달랐다. 공인인증서만 저장해 놓으면 쉽고 빠르게 계좌이체는 물론이고 신규 예·적금 가입까지 가능했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까운 지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을 수 있는가 하면 금융거래기록을 가계부로 가져와 쓸 수 있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는 ‘덤’이었다.

○ 금융소비패턴 바뀌어 가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와 함께 금융거래에도 ‘스마트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2000년경 도입된 인터넷 뱅킹에 이어 10년 만에 ‘제2의 물결’이 닥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는 아이폰,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9월 말 기준 스마트폰 뱅킹 등록 고객은 136만9000명으로 2009년 말의 1만3000명보다 1년 만에 100배 이상 폭증했다. 스마트폰 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건수도 지난해 1분기 3만1000건, 2분기 22만4000건, 3분기 104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동통신 번호이동 등으로 올 한 해에만 스마트폰 이용자가 1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아이패드 등 태플릿PC까지 등장해 스마트폰 금융 이용자의 급증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패턴은 이미 바뀌어 가고 있다. 입출금 외의 금리나 대출한도 조회, 가계부 연동 등 차별화된 콘텐츠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지점거래보다는 ‘손안의 은행’ 거래에 익숙해져가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는 것. 따로 컴퓨터를 열어 인터넷에 접속할 필요 없이 손안의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에서든지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는 ‘휴대성’은 스마트폰 뱅킹의 가장 큰 장점. 여기에 스마트폰만의 특징을 살린 금융상품들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직장인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택시를 타고 싶은 마음을 참고 스마트폰 적금 상품에 들어가 ‘택시’ 아이콘을 누르면 택시비 1만 원이 적금되는 식이다. 깜짝 우대금리도 매력적인 요소. 은행들은 일반 예금이나 적금보다 연 1%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은 스마트폰 전용 예·적금 금융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이 출시한 스마트폰 전용상품인 ‘KB 스마트폰 적금·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만8474계좌에 231억 원의 실적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 정기예금’도 같은 기간 8912계좌, 총 359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 본격적인 ‘2라운드’ 준비하는 금융권


금융권에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금융채널로 확보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 등을 신설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앱 개발에 이은 본격적인 2라운드 채비인 셈.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 하나SK카드, 하나HSBC 생명, 하나대투증권 등 계열사 차원에서 스마트 금융 전략비전을 수립할 ‘스마트웨이브 TF팀’을 구성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별도의 TFT팀을 구성하는 한편 컨설팅업체에 자문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년여간의 ‘1라운드’는 스마트폰 앱 개발 경쟁이었다.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하나 N뱅크’를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섰고 곧이어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뛰어드는 등 스마트폰 뱅킹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됐다. 현재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은 다소 늦게 서비스를 내놓은 국민은행으로, 거래고객 2500만 명의 국내 최대 은행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렸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모든 은행에서 스마트폰 뱅킹을 내놓으면서 은행 거래 근간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격전을 예고했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스마트금융으로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계좌정보, 거래내용, 뉴스 등 단편적인 금융정보에서 좀 더 개인화된 맞춤형 금융정보가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각 금융지주사에서는 트위터 등 SNS 서비스와의 연계서비스를 연구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트위터, 페이스북 가입자가 500만 명이 넘는 만큼 은행 고객들의 각종 궁금증과 민원을 해결해주는 ‘헬프 데스크’로서의 SNS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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